이날 도로교통공단이 전동 휠체어 및 휠체어 이용 장애인 42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73.8%(315명)는 최근 5년간 실질적 교통사고 위험을 겪었다고 답했다. 4명 중 3명꼴이다. 아무리 전동 휠체어라도 두 바퀴는 두 다리보다 반응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동선이 자유롭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전동 휠체어가 걷는 것보다 빠르더라”, “정부 지원금 다 나와서 편하게 다니지 않나”, “정 불편하면 자가용으로 다니면 된다”는 의견도 이러한 상황에 위로가 될 수 없다.
고작 하루의 출근길, 반나절 휠체어 생활로는 여전히 많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이 깔린 인도,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틈보다도 힘든 것은 스스로 위축된다는 점이었다. 평소와 똑같이 출근하는 것뿐인데, 주변의 눈치를 볼수록 ‘나오는 게 잘못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길을 가면서도 나를 설명하고, 증명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용기 상임대표는 “장애인도 지역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애 주기에 맞춘 지원 체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자율적인 선택권과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움직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평범함’을 목놓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생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