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난방비가 작년 이맘때보다 벌써 2~3배나 올랐는데…아직 12월이라는 게 ‘함정’.”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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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초입, 올해 들어 세 차례 오른 난방비로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난방비를 오롯이 혼자 부담해야 하는 1인 가구들 사이에선 난방비 절약 방법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난방 대신 패딩이나 두꺼운 옷, 두툼한 이불과 난방 텐트, 온수매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겨울나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1인 가구 직장인 박모(31)씨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난방을 켜기 시작, 11월엔 전년보다 약 2배 많은 4만5000원대의 난방비를 냈다. 박씨는 “고지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제 겨우 12월 중순인데 남은 겨울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이모(30)씨도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보면 3배 가까이 요금이 더 나왔다”고 혀를 내둘렀다.
난방비를 결정짓는 건 열요금이다. 난방·온수 사용량을 합쳐 부과하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도시가스 요금과 연동해 산정한다. 지역잔방공사에 따르면 주택용 열요금은 올해 4월 1메가칼로리(Mcal)당 4월 66.98원 수준이었던 것이 7월에는 74.49원, 10월에는 89.88원으로 세 차례 올랐다. 인상 전인 지난 3월 말(65.23원)과 비교하면 1년도 되지 않은 사이 37.8% 오른 셈이다.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해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고, 코로나19 이후 에너지 수요가 커지면서 난방 연료인 가스 가격이 오르며 난방비 역시 오름폭이 커진 걸로 분석된다.
그간 난방비 절약 팁으로 여겨졌던 ‘등유 난로’ 역시 등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실내등유 가격은 리터당 1586.6원으로, 전주와 비교해선 8원 가까이 내렸지만 작년 말(946.8원)과 비교하면 67% 넘게 뛰었다. 2018년부터 등유 난로를 쓰고 있는 이모(51)씨는 “올해는 동네 주유소를 다 돌아도 비싼 곳은 1600원대여서 등유가 싸다는 것도 옛말 같다”며 “그동안 난방이나 물 끓이기 등에 유용하게 써왔는데 올해는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난방비 부담 증가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난방비를 아끼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난방 온도는 낮추는 대신 온수 매트, 난방 텐트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하거나 집 안에서 수면 바지와 잠옷, 내복 껴입기 등 에너지 절약 방안을 나누는 중이다.
서울 강서구 직장인 김모(40)씨는 “작년 겨울엔 난방 온도를 26도로 맞췄는데 올해는 23도”라며 “살짝 춥지만 혼자 살면서 난방을 펑펑 틀기는 너무 아까워서 집안에서 양말을 신고 겨울용 가운을 걸치고 산다”고 했다. 이달 들어 난방 텐트를 산 직장인 권모(27)씨는 “1.5룸이고 혼자 살아서 난방을 마음대로 켜기 어려워서 난방 텐트를 사봤다”며 “집이 좁아서 거추장스럽지만 확실히 외풍을 막는 데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터넷 커뮤니티엔 ‘뽁뽁이(에어캡)와 패딩 커튼을 샀다’, ‘외출 시 보일러를 가장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방법’ 등 경험담이 속속 공유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난방비 상승 속 ‘겨울철 취약계층 지원대책’ 수립에 나섰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경로당에 월 37만원의 난방비를, 지역아동센터 등에는 난방기기와 월 10만원의 난방비를 지원한다. 또 취약계층 약 117만 가구에는 단열 시공 지원과 더불어 ‘에너지 바우처’를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