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여러 세력이 충돌하다 승자독식 구조로 사유화된 지금의 협회는 변호사 권익 향상이란 본업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경험·인적 네트워크·전문성을 바탕으로 변협이 다시 존중받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발로 뛸 것입니다.”
| 제20대 국회의원 출신 금태섭 변호사 (사진=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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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56·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28일 차기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출마의 변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올해 법조 경력 30년 차인 금 변호사가 협회장 도전에 나선 것은 ‘변협 역할 부재’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다. 금 변호사는 “과거 변협은 법원·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객관성을 지키지 못할 때 나서 목소리를 낼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지만 회원들에게조차 존재감이 없어진지 오래”라며 “최근 몇 년 새 사유화 문제가 심화하면서 오죽하면 협회 회무가 생계수단이 됐다는 비판까지 나온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강한 변협을 만들어달라는 동료 선·후배들의 제안도 금 변호사의 마음을 움직였다. 검사, 변호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인간관계는 금 변호사만의 차별화한 경쟁력이다.
그는 “제20대 국회에서 낸 1호 법안은 피의자 신문 시 변호인 조력 확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변호사들을 위한 법안 발의에 줄곧 힘썼다”며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지내는 등 입법 과정의 경험과 이해가 높은 만큼 그간 변협이 하지 못한 입법 실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 변호사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 △기업상장(IPO) 시 법률 실사 의무화 △법률보험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변호사 숙원 법안 통과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변호사들의 권익을 증진하고 법률 시장이 대폭 확대되기 위해서는 입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금 변호사는 “공인회계사 협회가 외부감사 의무화 기업 범위를 주식회사에서 합자회자로 확대하면서 회계사 보수 인상 등에 기여한 것처럼 변협 역시 변호사 직역 확대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법원, 법무부, 국회 설득을 위해 발 벗고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 리걸 테크(법률과 기술의 합성어) 산업 및 인공지능(AI) 법률 서비스에 대해서는 단순 징계 일변도의 기존 변협의 처분과 다르게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과도한 광고비 지출로 시장 교란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는 네트워크 로펌에 대해서는 강력한 광고 규제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불합리한 보수로 변호사들을 혹사하는 이른 바 ‘블랙 펌(나쁜 로펌)’에 대해서는 철저한 응징으로 대응한다.
금 변호사는 “일부가 독차지하고 있는 변협에 젊은 변호사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일자리를 공모하는 등 변협을 개방할 계획”이라며 “변호사들이 존중받는 직업이 되고 변협이 존중받는 단체로 탈바꿈하는 게 협회장으로서 목표”라고 덧붙였다.
| 그래픽=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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