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증강현실(AR) 광고를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 스냅(SNAP US)이 ‘메타버스’, ‘가상현실’ 등의 키워드가 떠오르자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몰입이 높은 AR의 특성 상 높은 광고 효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광고를 넘어 이커머스 영역에서의 활약이 기대됐다.
스냅은 플랫폼의 메인인 카메라 기능에 다양한 AR 필터를 도입해 ‘스냅챗’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일일 평균 2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는 AR 기능을 활용하고 있으며, AR 렌즈를 제작하는 ‘렌즈 크리에이터’가 직접 필터 제작에 참여, 총 150여만개의 필터를 제작했다. 지난 1분기 AR 렌드를 활용하는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나 늘어났다.
AR은 ‘메타버스’가 대두되면서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가상이지만 실제와 유사한 착용, 활용 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대두와 함께 가상 세계 구축의 기반인 AR, VR(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 2019년 120억달러 수준이었던 AR과 VR 관련 지출이 올 2024년에는 728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AR은 게임,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확장성을 갖췄지만, 특히 두각을 드러내는 부분은 광고다. 가상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실제 상품을 체험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R 경험을 제공한 제품은 반품률이 25% 감소하고, 긍정적인 경험은 곧 구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스냅의 1분기 활성 광고주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늘어났고, 명품 브랜드 디올의 ‘B27스니커즈’ 등은 AR 광고를 통해 높은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2024년 모바일 AR 광고의 매출액은 80억달러로 지난 2019년 이후 연평균 74%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전체 모바일 AR 매출액의 동기간 성장률이 40%로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더 높은 성장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5G와 하드웨어 등이 발달하면서 AR 콘텐츠 향유가 간결해졌고,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통해 AR 광고 제작의 단가 역시 낮아졌다”며 AR 광고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광고 부문에서 AR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이커머스로의 적용 역시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페이스북 등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은 플랫폼 내에 이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수익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스냅 역시 AR 광고를 기반, 이커머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실제로 지난 3월 ‘핏 애널리틱스’를 인수, 머신러닝과 고객 데이터를 통해 온라인 구매 시 사이즈를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를 확대했다”며 “이를 통해 스냅 내 온라인 쇼핑 경험의 개선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향후 메타버스 모멘텀은 스냅에게도 프리미엄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 연구원은 “Z세대와 밀레니얼을 주 이용자로 두고 있으며, AR 렌즈를 통한 메타버스 모멘텀은 중장기적인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라며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재개에도 이용자 트래픽이 유지되고, 하반기 디지털 광고 산업 회복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