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코로나19 이후 3년여 만에 곳곳에서 야외 음악 페스티벌 등이 열리고 있다. 가수 싸이의 ‘흠뻑쇼’뿐만이 아니라 각종 야외 페스티벌들도 계속되는 와중에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실내 공연 관객들은 ‘방역 차별’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야외공연을 다녀온 뒤 확진됐단 이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느슨한 방역 잣대를 대고 있단 것이다.
| 지난 5일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밴드 크라잉넛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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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의 ‘흠뻑쇼’는 지난달 인천, 서울, 수원 등을 시작으로, 오는 13~14일 대구 공연을 거쳐 20일 부산 공연을 끝으로 전국 투어 일정을 마무리한다. 흠뻑쇼는 공연 중 대량의 물을 뿌려 마스크 등이 젖게 돼 코로나19를 확산할 수 있단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공연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흠뻑쇼에 다녀온 후 확진됐다는 내용의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자 방역당국이 역학관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럼에도 ‘흠뻑쇼’를 포함해 여름 페스티벌은 성수기를 맞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7일에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열렸고, 이번 주엔 11일부터 13일까지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13일 ‘워터밤 수원’ 등이 열린다. 이외에도 각종 힙합 뮤직 페스티벌 등은 오는 9월까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방역 수칙에 따르면 야외 스포츠 경기나 공연 등에서도 50인 이상이 모이면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워낙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는데다가 야외 공연의 특성상 물을 뿌려 열을 식히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만큼 방역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펜타포트 공연을 다녀온 직장인 이모(30)씨는 “맨 앞 스탠딩 존에서는 수시로 물을 뿌렸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서 나라도 마스크를 절대 내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참았다”고 말했다. SNS 등에서도 ‘남들 분위기를 보니 물 마실 때 빼곤 마스크를 내리지 않아야 할 것 같았다’, ‘주최 측 요원이 있더라도 그 많은 인원을 다 통제할 수는 없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야외 공연의 방역은 ‘50인 이상 모일 때 마스크 의무 착용’이라는 조항 하나만 두고 있어 실내 콘서트, 공연 등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선 방역정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형평성도 맞지 않는단 불만이 나오고 있다. K팝 팬으로 SBS ‘인기가요’ 등의 녹화 현장을 찾는 고등학생 조모(17)양은 “콘서트, 공방(공개방송) 등에 가면 모두 마스크를 잘 쓰는데, 함성까지 금지한다”며 “확진돼도 팬들이 직접 동선을 공개하고 미안하다는 글을 올리는데 정작 대규모 야외 공연은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것이 차별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원칙적으로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는 말만 강조하고 있다. 이기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연장, 해수욕장 등에서는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며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곳을 중심으로 표적 방역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