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일하는 공무원 정모(27)씨는 코로나19 유행 감소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30일 월요일에도 평소처럼 마스크를 끼고 출근할 계획이다. 마스크는 악성 민원인을 상대해야 할 그에게 ‘최후의 보루’라고 했다. 정씨만이 아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져도 ‘마스크를 계속 쓰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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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부와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다음날부터 △의료기관·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2020년 10월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 되는 셈이다.
서울의 한 지방검찰청에서 일하는 2년차 공무원 장모(31)씨는 “마스크를 쓴 채로 임용이 됐는데 이제 와서 벗는 게 더 어색하다”며 “대민업무를 하게 되면 얼굴이 알려지는 것도 싫고, 어느 정도는 마스크로 가리고 싶다”고 했다. 몇몇 프랜차이즈 카페와 요식업체들이 직원들에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키로 한 방침을 반기는 직원들도 꽤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부점장인 김모(31)씨는 “이미 우리는 2년 넘게 손님들에게 ‘마스크 써주세요’라고 말하기도 지쳤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쓰고 만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점심시간 등 피크 시간대나 주문이 밀렸을 때 마스크로 힘든 표정이라도 가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시흥 목감의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인 문모(27)씨는 “마스크를 벗으면 아무래도 화장에 더 신경써야 하고 피곤해질 것 같다”며 “얼굴을 드러내고 일하는 게 상상이 잘 안된다”고 했다.
“나만 위한 게 아냐…남 위해서라도 쓸 것”
불특정 다수, 특히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는 취객 등을 상대할 경우가 많은 경찰들 사이에서도 ‘마스크 사수’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강남의 한 파출소 팀장급인 A씨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취객, 시비 신고 자체가 늘어났고 이들 중 태반은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다”며 “힘을 쓰거나 뛰느라 땀이 날 일이 많아 마스크를 벗고 싶긴 하지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마스크를 쓰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중교통 탑승 중엔 마스크를 써야 하고, 승강장이나 역 내부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 지침 등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차라리 계속 쓰는 게 속 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어차피 마스크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얘기잖나”라며 “지하철을 기다릴 땐 마스크를 벗고 지하철을 탈 땐 쓰는 식이라면 차라리 그냥 계속 쓰는 게 낫다”고 했다.
한편 2년 3개월여만의 변화를 앞두고 방역당국은 손씻기와 환기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 접촉, 환기가 어려운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 등에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