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방북 마치고 평양 떠나…“전승절 북한군 초대”

1박 2일 방북 마쳐…북러 국방부 장관회담
김정은 예방…"러시아 정책 변함없이 지지"
전승절 북한군 파견 계기로 김정은 방북 여부 주목
  • 등록 2024-12-01 오전 9:37:13

    수정 2024-12-01 오전 9:37:13

평양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한 안드레이 벨루소프와 노광철(사진=러시아 국방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내년 전승절 행사에 북한군 부대 파견을 초청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할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북한을 방문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 내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 부대를 초청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긍정적 결정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전승절 행사는 매년 5월 9일 붉은광장에서 개최된다. 러시아는 나치 독일이 항복한 1945년 5월 9일(모스크바 시간)을 전승절로 지정하고 매년 열병식을 포함한 기념행사를 열어 승리를 자축해 왔다. 특히 80주년인 내년 전승절에 러시아는 성대한 행사를 치르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열병식에 초대한 만큼 김 위원장이 북한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방북하면서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답방할 차례이기 때문이다. 친(親) 러시아 성향이 강한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과 슬로바키아의 로버트 피코 총리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여는 북한이 러시아의 동맹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가 될 수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내년 1월 20일)과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가능성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미 대통령 취임식 전인 내년 1월이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3주년을 맞는 2월 등도 방러 시기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노동신문과 러시아 국방부 등에 따르면 벨로우소프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국방부 대표단은 1박 2일간의 평양방문을 마치고 전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노광철 북한 국방상과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등의 환송을 받으며 귀국길에 올랐다.

평양을 출발하기 앞서 대표단은 평양 모란봉에 있는 해방탑에 헌화했다. 해방탑은 1945년 북한이 해방되는 과정에서 전사한 소련 병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물이다.

이어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조선인민에게 복리와 평화가 깃들기를,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는 데서 새롭고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기를 바란다”는 방명록을 남겼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벨로우소프 장관은 노광철 국방상과 ‘북러 국방장관회담’을 가지고 김 위원장을 예방했다. 김 위원장은 벨로우소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군대와 인민은 앞으로도 제국주의 패권 책동에 맞서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려는 러시아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표단을 환영하는 공연과 연회에도 참여했다.

평양을 찾은 벨로우소프 장관은 평양 해방탑과 만경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김강일 국방성 부장, 김정규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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