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앞으로 카드사의 과제는 인공지능(AI) 전환으로 데이터 활용이 업의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1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금융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최병정 하나카드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예전에는 CDO를 갖춘 금융사가 거의 없었는데 3~4년 전부터 거의 모든 곳이 다 데이터 조직을 만들었다”며 “챗GPT 혁신 이후 AI 역량이 여신업의 핵심 자원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 최병정 하나카드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상무(사진=정병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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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상무가 이끄는 하나카드 데이터본부는 기업용 AI를 위한 글로벌 데이터 기업인 ‘클라우데라’ 같은 빅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드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는 업무를 담당한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고객이 어떤 소비 패턴을 보이는지 유효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최 상무는 통계학 박사로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S코리아에서 작년 1월 하나카드로 옮겼다.
최 상무는 “내부에서 ‘하나페이AI’라는 머신 러닝 알고리즘 활용 플랫폼을 만들어 이를 통해 산출한 데이터를 외부에 판매하거나 내부 마케팅·리스크 쪽에 사용한다”며 “요새 웬만한 금융사뿐만 아니라 기업은 ‘클라우데라’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데 매건 마다 코딩을 할 필요 없이 ‘하나페이AI’ 같은 중간 모듈 플랫폼을 만들어 놓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이렇게 분석한 데이터로 여러 지방자치단체, 공기업과 협업 중이다. 실제 모 지자체가 개최하는 지역축제 장소 주변의 카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어디서 주로 소비를 하고 어느 지역에서 사람이 오는지 분석했다. 또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왔을 때 어떤 곳에 가서 카드 소비를 하고 음식점에 어떤 음식을 주문했는지까지 확인 가능하다. 최 상무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늘면서 그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이런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40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한 하나카드의 외화 체크카드 히트상품 ‘트래블로그’에도 AI를 적용한다. 외국에서 트래블로그 카드를 사용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최 상무는 “유럽 어느 도시에 갔다면 보통 며칠 동안 체류하고 얼마 정도 환전을 하는지 분석해 하나머니 앱에서 제공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개인 여행 기록을 남기고 다른 고객들도 그걸 참고해 효율적으로 여행 경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올해는 AI 분석을 마케팅뿐만 아니라 채권 회수, 카드 사기와 관련된 고객 보호 분야까지 적용할 것”이라며 “고객이 겪은 부정적, 긍정적 경험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찾아내 서비스 개선점과 어떤 점에 더 주안점을 둘지 분석하는 일도 올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 상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말이 나온 지가 꽤 됐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채널은 다 전환됐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AI를 제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데이터까지 다 디지털화돼야만 진정한 AI 트랜스포메이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