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경찰과 검찰이 지난 여름 불과 한 달여 사이에 연달아 일어난 강남 일대 고급 외제차 교통사고들과 연관된 ‘MZ 조폭’ 의혹 수사에 총력을 기울인다. MZ 조폭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불법 도박 사이트와 코인 등 사기 등 강력 범죄들과 연관돼 있는 만큼 수사는 이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마약운전, 흉기위협 등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홍모씨가 지난 9월 20일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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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8월 2일 강남 압구정역 근처에서는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던 남성 신모(28)씨가 20대 여성을 치어 뇌사에 빠뜨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신씨는 운전대를 잡기 전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여한 것으로 확인됐고, 검찰에 넘겨진 이후 그의 집에서 1억원이 넘는 현금 다발이 발견되면서 범죄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졌다. 실제로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는 신씨의 과거 ‘일진 출신’ 방송 이력 등이 부각되며 그가 조폭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롤스로이스남’ 한 달여만인 지난 9월 11일에는 강남 논현동 일대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운전하던 홍모(30)씨가 주차 과정에서 시비가 붙자 흉기로 행인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홍씨 역시 신씨와 마찬가지로 마약 검사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된 상태에서 ‘병원 시술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며, 이렇다 할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고급 외제차를 몰았다는 공통점이 연이어 부각되며 ‘MZ 조폭’ 의혹에는 더욱 불이 붙었다.
‘롤스로이스남’ 신씨와 ‘람보르기니남’ 홍씨, 이들은 모두 건장한 체격에, 양팔에 다 문신이 있다는 점 등이 부각됐다. 신씨의 경우 ‘MT5’라는 조직에 속해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고, 마약 및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씨와 홍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문신을 한 일행들과 친분을 과시하는 듯한 사진 등이 발굴되면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신씨와 홍씨는 모두 검찰에 넘겨진 상태로, 신씨는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은 상태다. 첫 재판은 신씨와 변호인이 아직 의견을 정리하지 못해, 본격적인 재판은 추석 연휴가 지난 오는 16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기존 지역 사회 기반으로 활동하던 조폭들과 달리 ‘MZ 조폭’들은 SNS를 통해 세를 확대하고 ‘전국 교류’도 하고 있다. 기존 유흥업소와의 밀착 등과 달리 다양한 범죄에도 손을 뻗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충남경찰청은 특수상해 등 혐의로 20대 조직원 8명을 구속하고 56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기기도 했다. 경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단체 대화방을 통해 ‘부장검사가 화났다더라’, ‘뭐가 박살났다는 거야, 죽여버릴까’ 등 검찰을 조롱하고, ‘포털 사이트에서 엄청 뿌려졌다며’며 언론 보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서울경찰청도 감금·협박·폭행 등 사건에 가담한 MZ조폭 ‘불사파’ 일당을 검거하기도 했다. 1983년생 또래들이 모여 만든 이 조직은 정기적으로 지역별 모임을 가지면서 친목을 유지했는데, 영화 ‘넘버3’에 등장하는 조직의 이름을 따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전신문신을 하고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도 월세 1300만원 수준의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2~3억원이 넘는 벤틀리나 벤츠 등 고가의 외제차를 끌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