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상 경기 평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 팀장(경위)은 지난 19일 이데일리와 만나 SPO만의 보람을 이렇게 설명했다. 단순한 선도와 처벌을 넘어 청소년 범죄 예방은 물론, 바른 성장을 도와주는 게 SPO의 역할이라고 유 팀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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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팀장은 파출소 순경부터 시작해 수사·교통 등 다양한 현장을 거쳐 2017년부터 경기 평택경찰서에서 SPO로 활동 중이다. 그는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학부모 재능기부’로 나갔던 경험을 계기로 SPO를 선택했다. 유 팀장은 “학교에서 경찰관이 하는 일, 안전한 등·하교 등에 대해 강의했는데, 그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며 “학생 관련 업무를 하면 보람이 크고, 딸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SPO는 학교 폭력 관련 신고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각종 예방교육과 안전 캠페인도 전담한다. 특히 평택서 SPO는 2018년부터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수능 응원 물품 전달과 범죄 예방 교실(폴가드), 멘토링, 경찰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활동도 자체적으로 실시하며 청소년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 팀장은 “요즘 세대가 쓰는 줄임말과 인터넷 용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 업무라서 몰래 검색해보며 공부한다”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신뢰와 공감을 쌓아야 원활한 활동이 가능해진다”고 웃었다.
“예방과 교육, ‘따뜻한 보호자’ 될 수 있어야”
코로나19 이후에는 학교 폭력이 온라인 공간으로도 옮겨가면서 SPO가 들여봐야 할 곳도 넓어졌다. 유 팀장은 “코로나를 겪으며 학생들의 의사소통이나 갈등 대처 방식이 많이 서툴러졌다”며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모욕이나 집단 괴롭힘도 늘어난 만큼 수시로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등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회복적 경찰활동’처럼 피해자가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돕는 것도 SPO에겐 중요한 일로 꼽힌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가해자 처벌에만 그치지 않고, 대화 모임을 통해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유 팀장은 “당사자는 물론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 많은 사건 관계자들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노력 덕택에 평택서는 지난 3개월 간 전국 경찰서 중 ‘회복적 경찰활동’ 부문 실적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유 팀장은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갈등도 생각보다 많다”며 “학교 내 징계나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회복을 돕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청소년 문제가 확산하면서 SPO의 업무는 단순히 학교 폭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지속적인 인력 확충은 물론, 지역사회 협력을 통해 청소년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