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또 하나의 테슬라 관련 기업이 공모청약에 나서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196대 1로 유가증권시장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공모가도 희망밴드를 12%나 초과해 유가증권 수요예측 사상 최고 괴리율(9%) 기록도 다시 썼다. 전문가들은 명신산업이 공모청약 최고 경쟁률 기록도 다시 쓸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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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공시 등에 따르면 명신산업은 1982년 설립된 38년 업력의 기업으로 ‘핫스탬핑’(Hot Stamping) 공법으로 경량화시킨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차체를 가벼우면서도 강하게 만들어 차량 주행거리(연비)와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친환경차와 전기차 등에서 핫스탬핑 부품 요구가 커지고 있다.
2019년 주요 고객사 매출 비중은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62.6%), 글로벌 전기차업체 37.4%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글로벌 주요 고객사로 테슬라가 꼽히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알려지지 않았다. 명신산업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대외비”라고 언급을 피했다. 국내에서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중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가 계약위반으로 벌금을 낸 것으로 알려져 테슬라에 대한 언급 자체를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명신산업은 신기록 행진을 시작한 상태다. 지난 26일 수요예측 경쟁률은 1196대 1이었다. 이는 1999년 공모주 배정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기록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10월 빅히트(352820)(1117대 1)였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4900~5800원) 내에서 결정되지만 이례적으로 최상단을 약 12% 초과한 6500원으로 결정됐다. 2019년 현대오토에버(307950)가 수립한 유가 증권 수요예측 사상 최고 괴리율(9%)을 3%포인트나 앞지른 것이다.
공모 첫날인 27일 경쟁률은 50.5대 1이었다. 공모주의 경우 청약 마지막 날 수요가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수준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빅히트의 청약 첫날 경쟁률도 89.6대 1로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최종 경쟁률 607대 1, 청약증거금 58조4000억원이 몰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청약 마감이 임박할 때 경쟁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에도 끝까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신산업 연관 株 8거래일째 강세
최근 정부가 일반청약자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증권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 것도 명신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은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청약 배정물량을 현행 20%에서 30% 수준으로 10% 늘리고 일정 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게 공모주를 보다 균등하게 배정받도록 하고 있다.
적용 시점은 12월 증권신고서 제출 건부터다. 이 때문에 이미 지난 4월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12월 7일 상장하는 명신산업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개인투자자에게 기회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투자심리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명신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관련주로도 확인된다. 명신산업 주식 44%를 보유한 엠에스오토텍(123040)은 지난 18일부터 8거래일째 강세다. 27일에는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인 2250원(29.88%) 오른 978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투자 전망을 밝게 봤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부터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고객 다변화에 성공했다”며 “글로벌 기업의 경우 국내 고객사 대비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추정돼 중장기적으로 실적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의 공격적인 전기차 판매대수 확대 계획에 따라 명신산업도 생산 공장을 확대 중”이라며 “(글로벌 고객사) 두 번째 대중화 모델에 명신산업이 독점 공급하기 때문에 실적이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신산업의 청약 성패를 통해 내년 청약 시장의 대략적인 투자 방향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준 주식투자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3조2348억원에 이른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내년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초 대어급 기업들이 IPO를 준비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생산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업계 최대어 크래프톤과 LG화학(051910)에서 분사하는 LG 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 IPO 시장이 제일 뜨거웠던 2017년보다 내년 공모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유동성 장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