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정부가 오는 26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현재까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재무적 기준에서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중점이지만, 정부는 ‘롤 모델’인 일본의 사례를 참조해 비재무적인 요소 역시 개선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을 검토중이다.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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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6일 발표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재무적인 요소뿐만이 아닌 상장사의 주주들과의 소통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개선 과제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중이다. 정기 주주총회 외 기업 차원에서 꾸준한 시장·투자자와의 소통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를 기업 경영 등에 실제로 반영하는지 등 소통과 투명성 차원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6일 기업의 자발적 가치제고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겠다”며 “주주환원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각종 인센티브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PBR 1 이하인 기업들의 투자지표 비교공시 △상장사의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 기업들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 개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를 토대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 개발 등이 주요 정책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러한 밸류업 프로그램 롤 모델은 일본이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 등은 PBR 1배 이하 상장사들에게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한국 코스피 시장에 해당하는 대기업 위주의 ‘프라임 마켓’ 상장사 중 49%가 지난해 말까지 자발적으로 개선 계획 공시를 마쳤다. 이후 PBR 1배 이상 기업들로 구성된 ‘JPX 프라임150 지수’를 만들고, 지난달 24일 이 지수를 활용한 ETF를 처음으로 상장했다. 이는 현재까지 공개된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과 흡사하다.
여기에 일본은 재무지표 개선뿐만이 아닌, 비재무적 요소의 개선도 중시했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은 지난 1일 ‘투자자 시점에서 본 우수사례집’을 통해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 기관투자가들까지 기업 평가에 참여시켰다. 직접 시장이 평가에 참여하는 만큼, 주주소통 강화가 단순 권고 차원에서 그치지 않도록 유도한 셈이다.
실제로 우수사례집 내에는 시장 참여자들과의 소통 역시 주요 평가 항목으로 명시됐다. JPX는 “단순히 PBR 1배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8% 이상 등 재무적 수치를 지키는 것 이상으로 주주와의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하다”며 ‘주주 및 투자자와의 소통’ 항목을 평가 요소로 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높은 평가를 받은 종목 사례를 보면 단순히 1년 중 기업설명회(IR) 횟수 등 정량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았다. △정기 공청회를 통한 주주 의견을 경영 정책에 반영(동아건설공업) △사외이사들도 참여하는 투자자 간담회(미쓰이화학) △IR부서와 지속가능성 부서, 광고부서 등을 망라하는 조직 신설(미쓰비시상사) 등이 긍정적인 예시로 소개됐다. 단순한 ‘횟수 늘리기’가 아닌, 실질적으로 소통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문화로 자리잡도록 하는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정부는 재무적인 요소와 더불어 비재무적인 요소 역시 ‘기업 가치’에 포함되는 만큼, 기업들의 자율적인 개선을 최대한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적 강제성은 없는 만큼 종합적인 영역에서 기업 스스로가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