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AI 반도체(AI 가속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343억 달러(약 46조 4593억 원·가트너)에 달했다. 그러나 이 시장의 94%는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다. 합병회사 리벨리온은 AI 추론(서비스)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강력히 추격할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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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회사 CEO는 박성현…SKT 글로벌 진출 지원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대표 박성현)과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리벨리온과 SKT 계열사 사피온코리아 간의 합병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합병 비율은 2.4:1로 설정됐다.
이번 합병을 통해 리벨리온은 사피온코리아와 통합하여 대한민국 AI 반도체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사피온코리아’로 유지되지만,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이끌며 새 회사의 이름은 ‘리벨리온’으로 결정됐다.
합병 전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로 구성된 사피온 주주들은 보유 주식의 3%를 매각하여 리벨리온 경영진이 주요 주주로서 안정적으로 법인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SK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합병법인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리벨리온은 2020년 창립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올해 말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피온코리아는 2016년 SK텔레콤의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고성능 AI 반도체를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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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향후 2년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중대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가 신속하게 합병하기로 한 것도이러한 시기적 중요성에 기인한다. 지난 6월 합병 추진 의사를 밝힌 이후, 단 2개월 만에 본계약을 체결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KISDI Perspectives: 새로운 기회의 창으로 AI 반도체 시장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자사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AI 도입을 확대함에 따라 AI 반도체는 소량 다품종 생산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구글, 아마존, 테슬라, 애플 등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이 아닌 인터넷 기업과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사의 제품에 맞는 AI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개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은 SK그룹의 AI 반도체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SKT가 주도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의 참여 기업인 도이치텔레콤, e&, 싱텔, 소프트뱅크 등과의 협업 기회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리벨리온 주주들인 싱가포르의 파빌리온 캐피탈, 프랑스의 코렐리아 캐피탈, 일본의 DGDV, 사우디 아람코 와에드벤처스 등도 이번 합병을 지지한 만큼, 합병법인의 글로벌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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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인프라 활용 리벨리온, 파두는 결별 수순
SK그룹은 투자 리밸런싱을 통해 AI와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ICT 투자회사인 SK스퀘어의 한명진 신임 사장은 지난 14일 타운홀 미팅에서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기 위한 신규 투자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약 1.1조 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반도체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 외에도, SK가 각 산업에 특화된 소형 언어 모델(sLLM) 대중화 시대에 주목받을 CXL 같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핵심 기술에 추가로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기업 파두와는 결별을 진행 중이다. 파두가 메타 등에 공급할 SSD 컨트롤러 사업 파트너로 웨스턴디지털과 제휴를 강화하는 가운데, SK는 지난해 7월 파두와의 지분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SK는 SK쉴더스를 통해 파두의 2.9%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SK스퀘어가 SK쉴더스를 스웨덴의 EBT캐피탈에 매각하면서 현재 파두와의 지분 관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