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아이스박스계의 샤넬’이라 불리는 아웃도어 제품 전문 기업 예티 홀딩스(YETI.US)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디자인과 판매, ‘팬덤’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코로나19 이후 아웃도어 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예티 홀딩스는 지난 2006년 미국 텍사스를 기반으로 설립된 아웃도어 제품 디자인 및 판매 기업이다. 이후 2018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예티 홀딩스는 시그니처 제품인 ‘아이스박스’를 포함, 음료 용기와 기타 액세서리 등 캠핑 용품 전반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제품을 직접 제조하지는 않으며 디자인과 판매에 특화돼 있다. 예티 홀딩스는 모든 제품에 대해 위탁 생산체제를 구축했으며, 미국과 중국, 필리핀 등에 플라스틱 몰딩 기업들을 통해 생산을 진행한다. 이후 직접 판매를 통해 54%의 판매가 이뤄지고, 도매를 통해 나머지 46%가 판매되는 구조다.
예티 홀딩스의 시그니처 제품은 ‘아이스박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티 홀딩스의 아이스박스는 폴리에틸렌을 회전 성형해 2인치의 구조를 만들고 단열 성능이 우수한 폴리우레탄을 사용해 10일 동안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제품은 캠핑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SNS 등을 통해서도 유명세를 얻었다. 황 연구원은 “‘예티 컬트’라는 예티 브랜드 팬덤이 생길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높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실적 성장세 역시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웃도어 활동에 제약이 있었음에도 지난해 매출액은 10억9000만달러, 영업이익은 2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 139%씩 늘어난 수준이다. 이어 지난 2분기에도 매출액 3억6000만달러, 영업이익 724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 56%씩 늘어난 것이다. 황 연구원은 “도매보다 마진이 높은 직접 판매 채널 비중이 커져 유리한 판매 채널 믹스, 판매량 증가에 따른 고정비 감소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라며 “올해 원재료인 폴리에틸렌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외형 성장이 이를 커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크다. 실제로 주요 국가들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이달 초 70% 수준에 도달했으며, 주요 선진국들은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추진하며 방역 조치 강도를 낮추고 있기도 하다. 황 연구원은 “코로나19 전과 사람들의 이동성을 비교하는 구글의 소매&레크레이션 지수가 회복하며 이동성도 회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티 홀딩스가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아웃도어 활동의 액티비티에 대한 수요, 관련 용품 소비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예티의 ‘브랜드 가치’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예티 홀딩스는 13개에 달하는 아웃도어 커뮤니티에서 139인의 홍보대사를 위촉하고, 매 시즌 한정판을 출시하는 등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한 각종 재치 있는 영상을 활용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황 연구원은 “경쟁사들의 평균 가격 대비 6배 이상이 비싸지만 지속적 성장을 달성중인 이유”라고 짚었다.
이에 향후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되지만, 높은 성장성을 이어가는 것은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황 연구원은 “효율적인 사업 구조, 브랜딩 능력을 갖췄지만 동종 업체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은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