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감사원장·검사 탄핵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까지’
상설 특검 운영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킨 야당의 ‘대여 공세’가 내달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최재해 감사원장과 검사 3명을 상대로 한 탄핵안을 처리할 예정인 데다, 채해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 표결 등의 일정도 남아 있어서다. 이재명 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재판의 무죄 판결로 기세가 오른 민주당이 당 내 게시판 논란 등으로 혼란한 국민의힘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내달 2일로 예정된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연말 정국의 흐름이 주목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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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실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논란을 빚은 최재해 감사원장을 상대로 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이틀 뒤인 4일 의결할 방침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이 제기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와 함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불기소 처분을 결정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 2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같은 날 처리될 예정이다.
채해병 국정조사도 내달 4일 본회의에서 의결이 예상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에 채해병 순직사건 국정조사 특위 위원 명단을 지난 27일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채해병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원내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한 상황이다.
오는 10일에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표결 처리도 있다. 민주당은 애초 지난 28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표결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 같은 기류가 바뀐 것은 여당 내 게시판 등을 둘러싼 친윤(친윤석열계)과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이 심화하며 당내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러 악재를 맞은 여당의 빈틈을 파고들어 이탈표를 발생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지난 26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권 내부 분열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조직적 이탈표를 기대할 수 있다란 의견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예산안 관련해서도 야당의 대여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상임위원회마다 증빙되지 않은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등을 대폭 삭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삭감해서 확보한 예산을 고교 무상 교육비 등에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28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의 쌈짓돈으로 전락한 예비비와 검찰, 대통령실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 특정 업무 경비 등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 결과대로 삭감하고 대신 지역화폐 발행,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 인공지능(AI) 개발 등 민생 미래 예산은 대폭 증액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대원칙 아래 쪽지 예산, 민원 예산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