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예측불허 총선과 코로나 변수

21대 총선 카운트다운 체제 돌입 ‘안정론 vs 심판론’
코로나19 최대 변수, 모든 이슈 집어삼킨 블랙홀
역대총선 변화무쌍…여야 과반승리 장담에도 예측불허
  • 등록 2020-04-06 오전 6:00:00

    수정 2020-04-06 오전 6:00:00

4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이 4·15 총선 선거공보물 발송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21대 총선이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 기본 구도는 ‘정권안정론 vs 정권심판론’이다. 현 정부가 야당의 발목잡기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국민적 평가가 내려지면 여당 승리를, 소통 없이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몰두했다면 야당 승리를 예상할 수 있다.

이번 총선은 예측불허의 연속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만 18세 선거권 부여 등 선거환경이 크게 변했다. 게다가 거대 양당의 비례당 창당이라는 꼼수정치도 난무했다. 최대 변수는 코로나19 사태다.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블랙홀이다. △부동층 △단일화 △투표율 등 주요 변수도 ‘코로나 이슈’ 앞에서 힘을 잃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현 정부의 대응노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총선을 좌우할 메가톤급 변수다.

지난 연말에는 여권이 웃었다. 조국사태의 여파에도 지지율이 안정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복은 있다”는 우스개까지 유행했다. 부동산정책 실패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정책 실패 여파에도 총선 승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었다. 원인 제공자는 야당이었다.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각종 헛발질 때문이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보수야권이 국정농단과 탄핵 이후 분열상을 극복하면서 극적 통합을 이뤘다. 국민의당이 지역구 선거를 포기하면서 ‘반(反)문재인 단일대오’도 만들어졌다. 또 중국인 입국금지를 둘러싼 대중국 저자세 외교 논란 속에서 마스크대란까지 불거지면서 보수야권은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초대형 악재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보수야권은 공천잡음 등의 자책골로 무너졌다. 상황은 또다시 역전됐다. 코로나 사태의 후폭풍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상승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2일 공식선거운동 개막을 전후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 50%를 훌쩍 뛰어넘었다. 일부 조사에서는 50%대 중반을 기록하며 긍정·부정평가 격차가 무려 20% 포인트에 이를 정도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도 일부 조사에서 더블스코어 수준까지 벌어졌다. 이는 전세계가 대한민국의 코로나 방역을 모범적 모델이라고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정치는 변화무쌍하다. 21대 총선은 채 열흘도 남지 않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야 모두 과반 승리를 장담하지만 예측불허다. 코로나 이슈가 총선판을 뒤흔들면서 부동산·최저임금·주 52시간제·일자리 창출 등 각종 쟁점은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 총선은 현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찬반을 묻는 중간평가의 장이다. 차기 대선의 향방을 점쳐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이기도 하다. 4년 전인 20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유권자들의 밑바닥 표심은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예측불허의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대통령의 야당복에 따른 총선승리는 민주당 입장에서 불명예다. 통합당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치욕이다. 정파적 유불리에 관계없이 대통령의 야당복은 국가적 불행이다. 반대로 ‘야당의 대통령 복’ 또한 국가적 불행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9일 남았다. 오는 4월 15일이면 모두가 궁금해하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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