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코로나19 이후 홈 인테리어용 자재 등 ‘DIY’, ‘집 꾸미기’ 열풍 속 주목받았던 미국 홈디포(HD.US)가 지난 3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에 따라 ’리오프닝‘에 대한 우려보다는 연말 성수기 모멘텀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분기 홈디포의 매출액과 이익은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368억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23.3% 증가한 3.9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348억달러, 3.38달러를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또한 동일 매장 성장률은 6.1%를 달해 시장 예상치였던 1.4%를 대폭 웃돌았고, 이중 미국 내의 성장률만 5.5%에 달해 기존 예상치였던 0.5%를 10배 넘게 뛰어넘었다.
거래 건수는 다소 감소했지만, 높아진 객단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구리, 건축 자재 등 상품 카테고리의 가격 상승 영향이 나타났다”라며 “이에 1000달러 이상 고가 품목의 거래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8% 가량 늘어나면서 객단가가 높았던 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12.7%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급증했던 DIY 수요가 외부 활동 재개로 줄어들고, 기저 효과 속 5.8% 감소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주택 개량 관련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두 자릿수대 객단가 상승, 높은 기저에도 거래건수 감소가 소폭에 그친 것이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다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동일매장 성장률 역시 순차적으로 개선된 만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여기에 DIY뿐만이 아니라 사업자용 제품인 프로(Pro) 라인의 성장세도 기대 요소로 꼽혔다. 김 연구원은 “프로 라인과 DIY 라인 모두 성장을 지속했지만 프로향 성장세의 상대적 강세가 3분기에도 이어졌다”라며 “프로향 높은 수주 잔량, 대규모 프로젝트 비중 상승세와 시장 점유율 상승 등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이와 같은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말 성수기와 더불어 중장기적인 수요 전망 역시 밝은 상황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주택 가치가 올라가고 있고, 고객사들의 수주 잔고 역시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수요 환경이 긍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4분기 공급망 병목 현상이 지속되면서 관련 비용 부담은 있겠다”라면서도 “물류센터 확보와 효율화, 컨테이너 선박 임대 등 공급망 체인에 대해 선제적 투자를 통해 충분히 대비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4분기에 들어와 미국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특히 주택 개량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 만큼 연말 성수기 모멘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