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부활하는 제2부속실 '金여사 리스크' 해소할까[통실호외]

"국민 뜻 수용" 尹대통령, 부활 추진
제2부속실, 대통령 배우자 비서 역할…과거 문고리권력 논란도
제2부속실장엔 장순칠 비서관 유력…정무감각에 과묵한 성격
  • 등록 2024-08-03 오전 11:00:00

    수정 2024-08-03 오전 11:00:0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대통령실에 제2부속실이 부활한다. 총선과 여당(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민심을 수용하고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2년 만에 재설치되는 제2부속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사진=뉴스1)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은 다시 설치하기 위해 직제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폐지된 지 2년 만이다. 이르면 이달 중 제2부속실이 새로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2부속실은 일정과 메시지 관리 등 대통령 배우자의 비서 역할을 했던 조직이다. 활발하게 대외 활동을 했던 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를 보좌하기 위해 1972년 처음 설치됐다. 독신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소외계층의 민원 창구’ 역할을 맡기겠다며 제2부속실을 한동안 존치했으나 안봉근 제2부속실장의 비선 논란이 불거지자 2015년 폐지했다. 제2부속실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활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제2부속실에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내며 폐지를 공약했다. 대통령 가족에 불과한 대통령 배우자의 ‘법 바깥의 지위’를 관행화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공약에 맞춰 제2부속실은 윤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사라졌다. 이후 김 여사 일정·메시지는 대통령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부속실 내 ‘배우자 팀’ 인력 5~6명이 담당했다.

문제는 이후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등 김 여사 주변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도 연초 인터뷰에서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언급하며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두고 장고를 이어갔다. 한때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외부활동이 거의 없다며 제2부속실 부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류가 다시 바뀐 건 총선 참패에 이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제2부속실 재설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부터다. 한동훈 현 대표를 포함한 당권 주자 모두가 제2부속실 설치를 윤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약 번복이라는 부담을 무릅쓰고 제2부속실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수용해서 직제 개편을 통해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최종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제2부속실장 후보엔 장순칠 대통령실 시민사회2비서관이 유력한 걸로 알려졌다. 장 비서관은 국회 보좌진 출신으로 정무 감각을 갖춘 데다가 과묵한 성격이어서 김 여사 보좌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배우자 팀도 제2부속실에 대부분 합류할 전망이다.

제2부속실이 출범한다고 김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이 같은 리스크를 불러온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군림하며 대통령실 참모들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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