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245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30대 계양전기 재무팀 직원 김모씨가 25일 검찰에 넘겨졌다. 김씨는 공범 여부와 범행 수법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계양전기에서 245억원 규모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재무팀 직원 김모씨가 25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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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서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를 받는 김씨를 25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날 김씨는 검은색 롱패딩에 모자를 눌러쓴 차림으로 자신의 인적 사항이 적힌 서류 봉투를 돌고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나왔다. 김씨는 취재진의 “공범은 없는가”, “주식과 코인, 도박 등에 횡령한 자금을 탕진한 것은 맞는가”, “6년 동안 돈을 어떻게 빼돌렸는가”, “가족 중 횡령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이후 호송차에 올라타 오전 7시 39분쯤 유치장을 빠져나갔다.
앞서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계양전기는 지난 15일 245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 회사의 재무팀 직원인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횡령 금액은 회사 자기자본(1925억원) 대비 12.7%에 해당한다.
계양전기는 회계 감사 과정에서 김씨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인지했다. 김씨는 지난 6년에 걸쳐 회계 자료와 재무제표 등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한 돈을 어디에 썼느냐”는 회사 측의 질문에는 “주식과 코인, 도박과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서경찰서는 고소장이 접수된 다음 날인 16일 김씨를 자택에서 긴급 체포, 18일 구속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 19일 김씨의 자택, 22일에는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계양전기 본사를 각각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김씨가 가장 최근까지 근무했던 재무팀을 위주로 압수수색을 진행, 장부와 컴퓨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앞으로 김씨의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나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 압수 영장이 발부돼 현재도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라며 “송치 후에 기소 전 몰수 추징보전 신청 등 역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