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올 겨울 들어 ‘최강 한파’를 맞은 주말에도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 간 대치는 이어졌다. 이들은 각각 “퇴진이 추모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길 맞은편에서 한파 속 집회를 이어갔다.
| 촛불전환행동이 17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일대에서 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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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성향의 단체인 촛불전환행동(촛불행동)은 17일 오후 3시, 삼각지역 11번 출구 앞인 전쟁기념관 북문에 모여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위한 전국집중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당초 삼각지역 대통령실 앞에서 행진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이를 불허했고 법원에 낸 가처분신청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아 출발 장소를 바꾸게 됐다.
이날 서울의 날씨는 한낮에도 영하 5도 수준의 ‘한파’가 예고됐지만, 수도권뿐만이 아니라 충청권, 전라권과 경상권, 제주까지 전국 각곳에서 참여자들이 모였다. 주최측은 약 2만여명이 행진 및 시청 앞에서 열리는 본행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신고했다.
촛불행동 측은 전날 이태원 참사 49재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추모의 뜻을 보이는 대신 트리 점등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촛불행동에서 나온 발언자는 “바로 어제가 49재고, 자녀가 있는 아버지로서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럼에도 점등 행사에 참여해서 웃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잠이 오지 않는다, 퇴진이 추모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을 이어가던 촛불행동 측은 본행사가 열리는 시청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맨 앞에는 꽹과리와 북 등을 든 풍물패가 섰고, 이후 세 대의 트럭을 따라 시민들은 ‘추모가 퇴진이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등이 쓰인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쳤다.
| 신자유연대, 동성애·퀴어 축제 반대 조직위원회 등이 촛불행동의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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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의 맞은편에는 보수 성향 단체 신자유연대, 동성애·퀴어 축제 반대 조직위원회 등 약 3000여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촛불행동 측의 집회에 맞대응하기 위해 매 주말마다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같은 시각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도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행동의 집회를 막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자고 주장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우리는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9주째 용산을 찾고 있으며 지금 이 자리는 물론, 녹사평과 이태원 인근에도 24시간 집회 신고를 통해 선순위를 얻어 놨다”며 “앞으로도 우리가 허락하지 않으면 촛불행동 등이 집회를 할 수 없도록 봉쇄 작전을 이어가겠다”고 외쳤다.
한편 경찰은 이날 행진에 대비하기 위해 집회 행진 구간 주변에 안내 입간판 약 53여개를 설치하고, 교통경찰 220여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와 교통 관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