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2030' 절망 보고서

文정부 경제정책에 2030 ‘낙제점’ 평가
일자리·부동산·한국판 뉴딜에 불신 커
2030 희망 주는 대선 경제정책 나와야
  • 등록 2020-09-15 오전 6:00:00

    수정 2020-09-15 오전 8:08:11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2030세대의 절망 보고서 같았다.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에 의뢰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데일리는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에게 부동산, 일자리, 한국판 뉴딜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물었다. 청년들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전반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신을 드러냈다. 당초 예상보다 더 차가웠고, 더 어두웠다.

채용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면접 대기실로 향하며 길게 줄지어 서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특히 취업문턱에서 고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분노는 상상 이상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한 편이라는 평가는 학생(59.4%) 응답자에서 가장 높았다. 세대별로는 50대 다음으로 20대(만 25~29세)에서 부정 평가가 많았다. 심지어 현재의 경제 상황이 경제정책 실패 탓이라는 응답이 만30~34세에서 23.0%로 가장 높았다. 특히 일자리 정책에 대한 불신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문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학생 응답자 51.0%가 ‘일자리 창출에 도움 안 될 것’이라고 냉소했다. 다른 세대와 직업군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평가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응답자들은 “일자리 경제가 꽝”, “질 낮은 일자리 만드는 정책에 국민 세금을 쏟아붓느라 서민들 허리는 계속 휜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0·30대 실업자는 45만9000명, 구직 활동 없이 쉬는 20·30대는 73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런 고용쇼크 상황에서 정부가 강행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청년들을 분노케 했다. 시험도 안 치른 무임승차이자 불공정 채용이라는 게 청년들이 바라보는 공공기관의 정규직 정책이다.

한 응답자는 “인국공(인천공항공사) 사태는 젊은이들에게 정부가 던진 고통”이라고 탄식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 전환과 같이 정부가 선의를 갖고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대중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정책의 후유증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는 청년들의 깊은 절망감이 배어 있었다. ‘부모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을 못한다’는 항목에 만 30~34세(67.1%), 만 35~39세(65.2%), 만 25~29세(64.0%)가 그렇다고 답했다. 청년들은 수도권에서 집을 마련하려면 ‘영끌 대출’, ‘부모 찬스’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봤다.

한 30대는 “임대차 3법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는 4년 후가 두렵다”고 했다. ‘7·10 부동산 정책이 서민의 주거 안정에 도움 안 된다’는 답변은 만 30~34세에서 56.0%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다른 응답자는 “부동산을 건들지 않았다면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꼬인 실타래를 어디부터 풀어야 할지 난감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대로 가면 어떤 정책을 내놔도 청년들의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90년생이 온다’ 저자 임홍택 작가는 “이제는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2030세대가 절망에서 벗어나 춤추게 하려면 불신을 걷어내야 한다. 정부가 터놓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2030세대를 춤추게 하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경제정책을 기대한다.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14~25일 전국 만 25~59세 남녀 10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 스스로 부모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항목에 20~30대 상당수가 동의했다. 본 여론조사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다. 단위=% [자료=마크로밀엠브레인]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