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코코아와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도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로 22대 총선이 끝난 만큼 업계의 가격인상에 대한 ‘눈치보기’도 잦아들 수 있는데다가,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정상화 등 각종 비용부담도 커질 수 있어 가격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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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11일(현지시간) 코코아 선물 가격은 1t(톤)당 1만373달러(약 1430만원)로, 일주일 만에 9.6%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코코아 가격은 54.2% 올랐고, 연초와 비교하면 142.6% 폭등했다.
코코아 선물 1t 가격은 지난 10일 1만41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코아는 지난해 가뭄과 병충해 등으로 인해 주요 산지인 서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에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여기에 설탕 가격 역시 최근 강세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설탕 가격지수는 평균 145.0으로, 전년(114.5)과 비교하면 26.6% 올랐다. 올해 1분기 기준 설탕 가격지수는 평균 136.7으로, 작년 평균과 비교하면 5.7% 내렸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코코아는 물론 설탕이 오르면서 초콜릿은 물론, 제과류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찬으로 자주 밥상에 오르는 조미김 제품도 최근 마른 김 가격 오름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T에 따르면 마른김 도매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1속(김 1속=100장)에 1만400원이다. 이는 한달 전과 비교하면 15.5%, 1년 전과 비교하면 57.6% 오른 것이다. 김은 최근 수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도매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최근에는 국제 유가 역시 중동 리스크가 부각되며 더욱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 재료를 수입해서 가공하는 식품 기업들과 외식 기업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가공식품 업계를 중심으로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해달라고 연일 협조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지난 10일로 총선이 마무리된 만큼 정부 압박이 완화된다면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소비자단체들은 업계가 ‘꼼수 인상’ 등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가격 인상의 적정성을 판단해 그 근거가 미약하고, 적절하지 않는다면 대처에 나서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