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코로나19 이후 곡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다가 중국 역시 아프리카 돼지열병 이후 돼지 사육 두수를 늘리고 있다. 이처럼 곡물에 대한 수요가 커질수록 농사의 필수품인 비료의 원료를 생산하는 미국 모자이크(MOS)의 주식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자이크는 비료의 원료가 되는 인산과 칼륨 등을 주로 생산하는 미국 기업이다. 질소와 인산, 칼륨은 일반 농지에 쉽게 부족해지는 성분으로 식물 재배에 필요한 비료의 원료가 되고 있다. 모자이크는 생산한 원료를 주로 미국과 브라질에 공급하고 있다. 조윤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모자이크는 글로벌 시장 전체 인산염의 13%를 생산한 바 있다”며 “글로벌 칼륨은 11%를 생산하는 등 농사에 필수적인 원료를 공급 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회사는 인산을 활용한 주요 비료 중 하나인 제1인산암모늄(MAP)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점유율 12.5%를 기록 중이다. 조 연구원은 “MAP과 더불어 주요 칼륨 제품으로 ‘염화가리(MOP)‘를 생산하는 등 캐나다와 미국에서 공정을 거쳐 전 세계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4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미국과 브라질에서 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출이 발생하는 주요 지역이 미국과 브라질인만큼 모자이크는 이들 지역의 농업 업황과 실적이 연관되는 특성을 보인다. 미국과 브라질은 ‘대두’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들이다. 또한 이들이 생산하는 대두는 주로 중국으로 수출되고, 중국은 대두를 돼지의 사료로 활용, 양돈에 사용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세계에서 대두가 100개 생산된다면 15개는 인간이 직접 소비하고, 약 77개는 돼지의 사료로 사용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돈육 소비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두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이후 돈육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돼지 사육을 늘리고 있다. 통상 중국에는 약 4억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는데, 2018년부터 돼지열병의 영향으로 지난 2019년 말 기준 2억 마리까지 감소했다. 이에 돈육 가격이 급등하고, 급등한 돈육 가격은 곧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조 연구원은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돼지 사육을 늘리고 있다”며 “대두 수입에도 영향을 주고, 나아가 모자이크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업과 돼지 사육에 강한 연관이 있는만큼 코로나19 이후 높아지고 있는 식량난에 대한 우려는 모자이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일정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지만, 적기에 공급을 늘릴 수 없어 공급의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차질이 식량 가격의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며 “실제로 유엔(UN)의 식량농업기구(FAO)에서 산출하는 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2월 115.9를 기록, 지난 2014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운임지수까지 상승했다는 것은 유통 차질이 식량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조 연구원은 “식량 가격의 상승은 비료의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며 “칼륨 현물 가격은 지난달 26일 기준 톤당 450달러를 기록, 2016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 원자재 가격의 상승, 비료 가격의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였던 인산 사업부의 매출총이익이 4분기 들어 흑자로 전환했고, 식량 가격 상승과 대두 수요 증가가 다시 반등을 이끌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에는 지난 2013년 당시의 영업이익률인 16% 가량을 기록하는 등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