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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4시 10분 중식당 ‘동방명주’의 대표이자 실질 지배인인 왕해군(王海軍)대표는 ‘비밀 경찰서 진상 규명 설명회’를 열고 “동방명주는 중국 음식 문화를 한국에 알리고,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된 정상적인 식당”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동방명주 식당 3층에서 열렸으며, 왕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PPT) 화면을 띄우고 중국어로 발표한 후 한국어 통역이 순차 제공됐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 29일 공지한 것처럼 1인당 3만원의 유료 행사로 진행돼 일부 취재진, 중국 외신들과 유튜버 등이 찾았고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중식당 ‘동방명주’는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비밀 경찰서의 거점으로 지목된 곳이다.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53개 국가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관리하기 위한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지난 23일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를 부인했다.
왕 대표에 따르면 동방명주는 2017년 첫 계약을 맺고, 유치권 문제 소송과 인테리어, 리모델링 등으로 인해 2020년 7월 개업했다. 투자 비용으로는 약 45억원이 들었고, 총 60년 기간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면서 동방명주는 중국 국무원이 2014년 해외외교 프로젝트를 위해 허가한 최초의 ‘해외 중식 번영기지’라고 밝혔다.
또 현재 영업을 중단한 이유는 식당이 위치한 선박(유선장)의 안전 문제라고도 해명했다. 왕 대표는 “현재까지 약 45억원의 적자가 났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의혹)이 생겨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최근 1500명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어려운 사정에 처해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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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대표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다른 단체들에 대한 의혹도 차례로 해명했다. 그는 지난 29일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HG문화미디어 대표, 중화국제문화교류협회 회장, 한화(韓華) 중국 평화통일 촉진 연합총회 및 중국 재한 교민협회 총회 총회장, 서울 화조센터(OCSC) 주임 등으로 소개했다. 이중 OCSC는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중국 비밀 경찰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한 단체다.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 등도 그는 거듭 부인했다. 왕 대표는 자신이 공산당을 비롯해 어떤 정당에도 가입돼있지 않으며, 식당이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 “한국의 ‘통일부’와 같은 역할로, 재외 동포 서비스 보호를 제공하고 있어 이러한 보호와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화교 사회를 위해 일한 공로로 대사관 추천 등을 받아 얻은 ‘명예로운 직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식당 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치를 선전하는 책이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거나,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는 용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 대표는 이러한 의혹을 제기한 근간에 ‘미국’과 ‘친미 세력’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왕 대표는 “한국에 온지 20년이나 됐고, 이름이 알려져 있는 사람인데 어느날 하루 아침에 의혹에 시달리게 됐다”며 “미국은 현재 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 스페인 등 10여개 국가에서도 ‘비밀 경찰서’ 의혹 시나리오를 짜고 훼방을 놓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이 나서 반중 정서를 유도하고, 한국 사회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동안 중국과 한국의 우정을 갈라놓는 만큼, 누가 이 시나리오를 이행하고 있는지 여러분이 잘 살펴봐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오랜 우정과 전통, 역사를 함께 하고 있는 사이”라며 한국어로 “함께 미래로, 진심으로 말씀드린다.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