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검토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이 17일 촛불행동 집회에서 논문의 검증 결과를 담은 백서 ‘영부인의 논문’을 처음으로 배포했다. 이들은 백서를 통해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기타 논문 3편이 명백한 표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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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사립대학교수연합회 등 14개 참여 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은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촛불집회’가 열린 시청역 인근에 배포 부스를 마련하고 ‘영부인의 논문’을 배포했다. 이날 배포된 백서는 77쪽 분량으로 논문 검증 경과 보고, 표절 검증 결과 등이 담겨 있다.
앞서 2021년 7월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회지에 투고된 논문 3편에 표절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처음 제기됐다. 그러나 국민대학교는 지난 8월 검증 끝에 논문 3편은 표절이 아니고, 1편은 ‘검증 불가’라는 결론을 냈다. 이에 지난 9월 검증단은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모든 논문은 이론의 여지 없이 표절의 집합체”라고 주장, 검증 과정과 내용을 담은 백서를 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검증단 대표를 맡고 있는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연합회 이사장은 촛불집회 발언대에 올라 김 여사의 논문 표절을 비판했다. 양 대표는 “김 여사와 대통령실에서는 논문 표절에 대한 아무런 사과도, 언급도 없으며 국민대에서도 어떠한 추가 조치가 없었다”며 “대국민 보고회 이후 여당 의원들은 검증단 소속 교수들을 공격하고, 표절 관련 보도를 한 언론 기관에도 탄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이러한 탄압 속에서 제작된 백서 사은본은 국민 여러분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추후 300쪽 분량의 소장본 백서를 발간, 전국 도서관 등에 비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포된 백서를 통해 검증단은 김 여사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은 물론,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4편 모두가 ‘명백한 표절’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검증단은 “표절추적 프로그램을 사용한 국민대의 검증은 아이디어 표절,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자료 표절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프로그램 대신 각종 검색, 단어와 문장, 내용, 구성은 물론 그림과 표를 일일이 비교하며 검토한 결과 평균 표절율은 40%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백서 말미에 표절을 한 김 여사는 물론, 제대로 된 검증이 없이 학위를 수여한 대학, 논문을 게재한 학회 등에도 자성을 촉구했다. 검증단은 “학계의 부실함, 무책임에 대해 같은 대학인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면할 수 없다”며 “성실한 교수와 학생 등의 노력이 훼손당하지 않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대학·학문 체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