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10개월째 이어진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목표물을 직접 겨눈 것은 처음이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전쟁에 헤즈볼라와 충돌까지 더해져 중동 일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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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축구장이 폭격당하자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했으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큰 폭발음이 들리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레바논 국영 매체는 무인기(드론)가 쏜 로켓 3발에 여성 1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단행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이자 작전계획 고문인 푸아드를 베이루트 지역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사이드 무흐산’으로도 불리는 그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튿날부터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헤즈볼라의 공격을 지휘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7일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의 축구장을 폭격해 어린이 12명을 숨지게 한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푸아드는 정밀유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대함미사일, 장거리 로켓, 무인기(드론) 등 헤즈볼라의 최첨단 무기를 담당했다”며 “1985년 헤즈볼라에 합류한 이후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수많은 테러 공격을 계획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그가 1983년 베이루트에 주둔하던 미군 해병대 막사에 폭탄 테러를 자행해 미군 241명이 숨진 사건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이 그에게 현상금 500만달러(약 69억2300만원)를 내걸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CNN에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다며 “우리는 확전을 원치 않지만, 이는 헤즈볼라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CNN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공격하기 전 미국에 이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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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 베이루트를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그들은 베이루트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대응이든 비례적이어야 하고 그 이상은 아니길 바라며, 살인과 타격, 포격의 물결이 멈추길 바란다”고 헤즈볼라의 대응이 확전을 촉발하지를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확전을 우려하며 대응에 나섰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성명에서 헤니스플라샤르트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전쟁 발발을 막고자 레바논과 이스라엘 양측에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외교관들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싸움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확전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와 함께 중동의 반서방·반이스라엘 이슬람 무장세력을 이루는 ‘저항의 축’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에서 악랄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레바논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이스라엘 정권의 공격에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폭격이 “위험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지적했고 예멘의 후티 반군은 “레바논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