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최 사도광산 행사 불참…유가족·정부, 오늘 현지서 별도 추도식

오전 9시 사도섬 조선인 기숙사터서 개최
전날 일본 측 주최 추도식엔 불참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 인사 대표로 참석시켜
조선인 강제징용 표현도 추도사에 포함 안시켜
서경덕 교수 "유네스코에 고발할 것"
  • 등록 2024-11-25 오전 8:46:21

    수정 2024-11-25 오전 8:46:30

[이데일리 김관용·박종화 기자] 일본이 주최하는 사도광산 강제징용자에 대한 추도식에 불참한 정부와 사도광산 유가족들은 25일 사도섬에서 별도의 추도식을 개최한다.

정부는 이날 박철희 주일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소재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 제4상애료에서 별도의 행사를 갖기로 했다.

당초 유가족들은 일본 측이 전날 사도광산에서 주최한 추도식에 참석하고자 지난 23일 일본 니가타현으로 입국했다. 그러나 전날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에서 열린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 추도식에 불참했다.

대신 유가족들은 전날 자체 추도식 개최를 하루 앞두고 사도섬에 위치한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방문해 전시물을 둘러보는 일정을 가졌다. 유족들은 별도의 입장 또는 소감 표명이 없이 동행한 가이드로부터 전시 사료 설명을 듣는 등 10여 분간 전시물을 살펴봤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노역했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서 24일 한국과 일본의 불협화음 속에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주최로 사실상 ‘반쪽짜리’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에는 약 10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한국 측 불참으로 약 30개 좌석이 비어 ‘반쪽 행사’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이번 추도식에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의 이력에 문제를 제기한 걸로 알려졌다. 일본 여당 내 강경 보수파인 이쿠이나 정무관은 2022년 8월 15일(일본명 패전기념일) 태평양전배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이력이 있다.

그는 추도사에서 조선인 노동자를 언급하며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 상황 하에서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고 희생자를 기렸다. 다만 강제성에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유네스코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답사 자료를 엮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지 않고 있는 일본의 행태를 유네스코 측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도광산을 답사하고 돌아왔다”며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서도 조선인의 가혹한 노동은 기술돼 있지만 ‘강제성’ 표현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반도인(조선인)은 원래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극히 낮다’, ‘반도인 특유의 불결한 악습은 바뀌지 않아’ 등 오히려 조선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또 “군함도 등재 당시 일본은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약속했다”면서도 “센터를 현장이 아닌 1000㎞ 떨어진 도쿄에 설치하고 강제성을 부인하는 자료를 전시하는 것에 이어 또 뒤통수를 맞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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