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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0월 두 달 연속으로 1%대를 기록한 데 이어 근원물가 상승률도 1%대를 기록하면서, 더딘 내수 회복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향후 근원물가 움직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측은 근원 물가 중에서도 향후 근원물가 경로와 관련 삼겹살(외식) 등 소비 흐름에 가격이 민감하게 변화하는 품목들을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적과 같이 소비 및 전체근원물가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내수비민감품목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유신 한은 물가통향팀 과장은 “근원물가는 내수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이를 구성하는 개별 품목의 가격이 내수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는 이질적”이라며 “주로 내수 반응도가 높은 품목들이 근원물가의 흐름을 주도다”고 설명했다.
식별된 품목의 가격을 가중합산한 내수민감물가는 국내소비에 1~2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후행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물가와 내구재가격이 소비 변화에 비교적 빠르게 반응하며, 상관계수의 경우 외식물가와 기타공업제품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 과장은 “이러한 가중치와 상관계수를 고려할 때, 외식이 내수민감물가 변화의 주요 요인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내수민감물가는 팬데믹 이후 수요 증가를 반영하며 여타 근원품목에 비해 빠르게 상승했다가 2022년 정점 이후에는 다른 품목에 비해 빠르게 둔화되면서 최근 상승률이 1%대 중반까지 낮아졌다. 이는 국내소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둔화되면서 이와 밀접하게 연계되는 내수민감물가 상승률도 빠른 하향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내수민감물가 내 비중이 높은 외식물가의 빠른 둔화세가 크게 기여했으며, 최근에는 수입승용차, 소파 등 내구재가격의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낮아진 국내 수요압력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부유신 과장은 “과거 금융위기 이후에도 최근과 같이 국내소비와 함께 내수민감물가가 둔화됐는데, 이후 소비가 개선되면서 내수민감물가도 목표수준 내외에서 안정된 바 있다”면서 “내수민감물가 내 세부품목들의 가격상승률을 보면 올해 들어 2%를 중심으로 안정된 분포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근원물가의 상승률도 크게 둔화되기보다는 현 수준 근방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 과장은 “내수민감물가 상승률이 소비 회복에 따라 시차를 두고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근원품목(관리물가 제외) 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내수비민감물가의 경우 여전히 목표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면서 “그간 인상이 자제돼 온 공공요금 등 관리물가의 상승압력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중 근원물가 상승률은 2%를 소폭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