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어디만큼 왔는지, 대답없는 길…오아 '긴 꿈이었을까'

2022년 작
현대인 각자 삶 방식, 독특한 인물화로 표현
외현 외에 표정·관리·심리까지 파악해 옮겨
"세상 다르게 보도록 안내하는 이정표"이길
  • 등록 2022-04-21 오전 8:50:58

    수정 2022-04-21 오전 8:56:47

오아 ‘긴 꿈이었을까’(사진=아트로직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망연자실한 채 주저앉은 초로의 남자. 삼선 슬리퍼 차림의 저 남자가 운동장 트랙처럼 보이는 바닥에 왜 저렇게 털썩 꺼져 있는지 우린 알지 못한다. 귀퉁이에 놓인 주차금지 고깔콘도, 잘 접힌 딱지 두 장도 저 상황을 설명하는 덴 부족하다.

어차피 사람은 사람을 모른다. 하물며 켜켜이 쌓인 속사정이 한보따리라면.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작가 오아(본명 김성은)가 한다. 누군가의 외현을 보고 표정과 몸짓을 관찰하고 심리까지 파악해 화면에 옮기는 일 말이다.

‘긴 꿈이었을까’(2022)는 그렇게 만든 한 단면이다. “어느덧 중년이 된 남자가 젊은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회상하는 장면”이라고 했다. 힌트를 더 얻자면, 길게 이은 하얀라인은 인생을 말한단다. 산 날보다 살 날이 턱없이 짧은 그 줄 끝에 고깔콘으로 야속한 정지신호를 만든 거다.

‘세상을 다르게 보도록 안내하는 이정표’이길 바란다는 작가의 작업에서, 그저 쉽게 나온 인물상일 리 없다. “긴장감 속에서 장지에 먹과 분채, 아교를 적절하게 혼합해 진채로 덫칠해가는데, 인물의 미묘한 표정을 수십번 고친다”고 했다. 쉬운 인생이 없듯 쉬운 그림도 없다, 특히 사람을 그리는 일이라면.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아트로직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짙은 방’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먹·분채·호분. 116.8×91㎝. 작가 소장. 아트로직스페이스 제공.

오아 ‘영재의 시간’(2022), 장지에 먹·분채·호분, 90.9×72.7㎝(사진=아트로직스페이스)
오아 ‘아직은 알 수 없어’(2021), 장지에 먹·분채·호분, 162.2×130.3㎝(사진=아트로직스페이스)
오아 ‘부럽지가 않아’(2022), 장지에 먹·분채, 170×70㎝(사진=아트로직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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