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했어요, 오늘 본 것 중 가장 재밌었어요. 다시 열차 타고 집에 가야 하지만 여기까지 온 보람 있어요.”
17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선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의 ‘대미’를 장식하는 불꽃놀이가 열렸다. 공원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를 통해 BTS의 유명 곡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오후 8시30분부터 30여분간 화려한 불꽃들이 하늘을 수놓았다. 경기 평택에서 친구 3명과 함께 크고 작은 환호를 계속하던 이현진(15)양은 “우리 BTS 오빠들 계속 힘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의 불꽃놀이에 인파가 몰리자 경찰이 분산시키는 모습(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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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8시께 해가 지기 전부터 불꽃놀이를 즐기려는 아미(BTS 팬)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공원 내 풀밭은 물론 주차장까지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BTS 노래를 따라부르고 몸을 흔들며 시간을 보냈다. 공원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도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BTS 뮤직비디오와 방송 영상을 보며 야광봉을 흔들고 ‘떼창’을 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아미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어 소중한 순간을 담았다. 홀린 듯 넋을 놓고 하늘을 바라보거나, 유튜브 개인방송을 통해 불꽃놀이를 생중계하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멕시코 국적의 마리아(23)는 “오늘 낮 12쯤 친구들과 이곳에 왔다, 불꽃이 너무 예쁘다”며 “BTS는 2018년부터 좋아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니 좋다.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5, 7살 아이와 함께 온 김모(42)씨는 “BTS 광팬이라고 할 순 없지만 좋아하다보니까 나들이 겸 나왔는데 불꽃이 화려하고 아름다웠다”며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30여분 간 진행된 불꽃놀이 동안엔 ‘소우주’, ‘FIRE’, ‘다이너마이트’, ‘봄날’ 등 BTS 노래가 계속 흘러나왔다. BTS가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최근 낸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Take Two)가 마지막 곡으로 흘러나올 때엔 색색의 폭죽이 솟아 쉼없이 큰 동심원을 그리며 터졌고, 아미들의 환호성도 극에 달했다. 원효대교에서 불꽃놀이를 바라보던 이들이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하는 모습도 보였다. 불꽃놀이가 끝나자 아미들은 ‘BTS’를 연호했고 “멋지다”, “아쉽다”는 말들을 주고 받으며 자리를 떴다.
불꽃놀이 동안에도 주최 측과 경찰 등 안전요원들은 이동통로 확보 등 안전관리에 애썼다. “난간에 서지 말라”, “뛰지 말고 천천히 이동해달라, 밀지 말라” 등 안내를 계속했다. 특히 불꽃이 잘 보이는 ‘명당’ 구간에 인파가 몰리자 경찰이 즉각 투입해 인파를 이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