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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BTS 10주년 페스타’가 열렸다. 이날 페스타에는 방탄소년단의 무대 의상 전시, 사진전과 타투 체험 부스 등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스와 대형 라이브 스크린이 마련됐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진행하는 특별 코너와 오후 8시 30분부터는 특별 불꽃놀이까지 진행됐다.
다양한 행사를 즐기기 위해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모자와 선글라스, 양산 등으로 중무장하고 보라색이 들어간 아이템으로 치장한 팬들은 긴 부스 줄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노래가 들리면 함께 따라부르는 ‘떼창’을 하기도 했다.
많은 인파가 몰린 행사였지만, 행사장은 질서정연했다. 젊은 여성뿐만이 아닌 가족 단위로 온 이들은 물론,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도 긴 줄을 지켰다. 여의도 주민 김모(66)씨는 “어제부터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노숙하는 모습도 봤다”며 “작은 나라인 한국을 이렇게까지 알려지게 한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멋있어서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친구와 함께 온 김모(28)씨 역시 “아미들은 질서를 잘 지키고, 공원 부지도 넓어서 사고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지난 13일 한국에 왔다는 일본인 여성 아카네(28)씨도 밝은 표정이었다. 아카네씨는 “2019년부터 BTS를 좋아해 작년 부산 공연도 갔었다”며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큰 행사가 있다고 해서 다시 한국을 찾았는데, 즐거운 분위기라서 기쁘다”고 밝게 웃었다. 무더위 속 20여분을 기다리며 의상 전시를 본 일본인 여성 제이(30)씨도 “BTS 모든 멤버가 좋지만 ‘정국’이 제일 좋다”며 “멤버를 직접 보지 못해도, 혼자 왔어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불꽃놀이에 ‘애프터 파티’까지 즐기고 ‘안전 귀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저녁 8시 30분부터 열린 ‘BTS 10주년 기념 불꽃쇼’였다. 방탄소년단의 히트곡에 맞춰 터지는 불꽃을 보며 시민들은 연신 환호성을 터뜨렸다. 곳곳에선 “오길 잘 했다”, “너무 예쁘다”는 말이 들려왔다.
전세계에서 모인 ‘아미’들에겐 불꽃놀이가 끝이 아니었다. 이들 대부분은 오후 10시까지 이어진 ‘DJ 파티’에서 다시 응원봉을 흔들며 열띤 모습을 보였다. 멕시코인 디아나(24)씨는 “아직도 노래를 더 하고 싶다”며 “밤이 되니까 날씨도 시원하고, 아직은 친구들과 더 있다가 천천히 들어갈 것”이라고 웃었다.
귀가하는 이들의 손에는 쓰레기 봉투가 들려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대형 쓰레기통이 설치됐고, 스태프는 쓰레기 봉투를 나눠주거나 외국인 팬들에게 쓰레기 버리는 곳을 안내했다. 송모(54)씨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아미’들이 보고 있는데, 질서를 잘 지키고 안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약 40여만명이 방문했다. 경찰과 주최 측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2000여명의 인력을 배치하고, 630여명은 추가로 투입해 교통 관리를 전담시켰다. 귀가 시간대 여의나루역은 인파로 인해 약 20여분간 폐쇄되기도 했다. 오후 10시가 넘어 현재 여의동로를 포함, 교통 통제는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