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3.1%↑, 과일 40%대 오르며 32년만에 최대폭↑(상보)

통계청, 2월 소비자물가동향
전년비 3.1% 올라, 두달만에 재차 3%대 오름세
사과·귤 등 과일값 41.2% 폭등…32년 5개월만에 최대폭
국제유가 오름세에 석유류 물가도 하락폭 축소
  • 등록 2024-03-06 오전 8:34:53

    수정 2024-03-06 오전 8:34:53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1월 2%대까지 둔화했던 소비자물가가 2월 들어 다시 3%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과일 가격이 40% 넘게 폭등해 32년 5개월만에 최대폭 오름세를 보여준 가운데 국제유가 오름세 역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3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의 과일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은 6일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13.77(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달 대비로는 0.5% 오른 것으로,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8%을 기록해 7개월만에 2%대로 둔화했다가 두 달만에 도로 3%대로 올라왔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서비스(2.5%), 농축수산물(11.4%)은 물론,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 등이 모두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11.4%)과 같은 먹거리 물가의 영향이 컸다. 농산물만 놓고 보면 전년 동월비 20.9% 올라 지난 2011년 1월(24%)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지난해 작황 부진 등으로 인한 과일값 오름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달 신선과실 오름폭은 41.2%로, 지난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만에 최대폭을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사과(71.0%), 귤(78.1%) 등이 70%대 오름세를 보였고 토마토와 파, 배 등도 올랐다. 반면 망고(-10.5%) 등 할당관세가 적용된 수입 과일은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산물의 물가 기여도가 큰 상황에서 과실 수요에 비해 작황 부진으로 인한 공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귤의 경우 2월부터는 노지귤 출하가 줄어들고 있으며, 수요가 높아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과일 외 신선채소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2.3% 올라 2023년 3월(13.9%) 이후로 11개월만에 최대 폭 올랐다. 고등어와 오징어 등이 포함된 수산물을 의미하는 신선어개 역시 1.4% 오르면서 전체 신선식품지수 역시 3년 5개월(2020년 9월, 20.2%) 만에 최대 폭인 20.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물가의 하락 폭도 전월(-5.0%) 대비 축소된 1.5%를 나타냈다. 공 통계심의관은 “과실과 더불어 석유류 등 물가기여도가 큰 품목들이 오르며 전체 물가 흐름에도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 특히 품목별로는 보험서비스료가 17.9% 올라 전체 서비스 물가를 견인했다. 공 통계심의관은 “실손보험비가 오르면서 지난 1월부터 전반적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외식 물가는 3.8% 올라 28개월만의 최저 상승폭을 보여주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의미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른 111.95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114개 품목으로 구성돼 실제 체감하는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른 116.2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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