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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카카오톡’은 지난해 기준 4700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확보, 대표적인 ‘국민 메신저’ 서비스로 꼽히는 만큼 기본적인 메시지 송수신부터 카카오 계정을 활용한 다양한 로그인과 인증 서비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카카오택시 등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 먹통사태’의 피해자가 광범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토요일 친구의 결혼식을 위해 나왔던 직장인 이모(30)씨는 카카오택시 앱이 동작하지 않아 택시를 잡지 못했다. 이씨는 “운전을 하던 친구들은 카카오 내비게이션이 중간에 꺼졌다고 하더라”며 “발이 아팠지만 결국 택시는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제공하던 소셜 로그인 등 계정 연동을 통한 서비스도 모두 멈췄다. 이에 시민들은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다”, “카카오 계정으로 연동해서 하는 모바일 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 등 불편을 토로했다.
여기에 포털 다음(Daum), 티스토리 블로그 등 카카오 계열 서비스 역시 불편을 겪었다. 배송 주소를 입력할 때 흔히 다음의 ‘우편번호 서비스’가 사용되는데, 카카오의 마비로 인해 제대로 된 검색이 이뤄지지 않아 신규 배송지 등록은 불가능해졌다. 또 블로그 서비스인 티스토리 역시 이날에도 ‘일시적으로 서비스 사용이 불가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접속이 막혀 있는 상태다.
카카오톡 ‘일부 복구’에도 여전히 불편함 계속
다만 이날 오전까지도 사진 전송은 원활하지 않고, PC 카카오톡의 경우 알람이 제대로 오지 않거나 로그인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들도 여전하다. 프리랜서인 A(27)씨는 “오늘 디자인 시안을 받아보고 내일 다시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일단 오늘은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며 “내일은 제대로 돼야 일정에 맞출 수 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순차적으로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지만 카카오톡은 사고 이틀째인 이날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친구별로 자신의 프로필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멀티프로필’이 복구 과정에서 무작위로 노출되는 등 이용자들은 원치 않은 사생활 노출에도 시달려야 했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이모(32)씨는 “학생들과 지인들이 보는 프로필을 다르게 해놨는데 설정이 꼬였는지 다른 프로필을 봤다는 친구가 있었다”며 “사생활 때문에 믿고 쓰던 기능인데 아무 해명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 역시 카카오 사태와 관련, 신속한 복구를 위해 노력하겠단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 중심의 상황실을 장관 주재로 격상해 지휘해달라”며 “민생 불편함이 커지지 않도록 정부 부처도 함께 힘써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