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레바논 삐삐 폭발사건 논의…'국제인도법 위반 가능성'

駐유엔 韓대사 "인도법 핵심원칙 지켜졌는지 우려"
  • 등록 2024-09-21 오전 9:37:24

    수정 2024-09-21 오후 6:06:2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발 사건으로 수천 명이 죽거나 다친 것에 대해 유엔이 국제법 위반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은 20일(현지시간)미국 뉴욕 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삐삐·무전기 폭발 사건을 논의했다.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목격한 파괴와 고통을 능가할 수 있는 대규모 분쟁을 보게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압둘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이 세상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며 이번 사건 배후로 알려진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도 “한국은 레바논에서 아이들을 포함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통신기기 관련 공격과 유혈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구별, 비례성, 예방이라는 국제인도법(IHL) 핵심 원칙이 작전 중에 지켜졌는지를 두고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국제인도법은 외관상 무해해 보이는 휴대용 제품을 폭발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7일 레바논에선 헤즈볼라 대원들의 삐삐와 무전기 수천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면서 최소 37명이 숨지고 3000명 이상이 다쳤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개입해 삐삐와 무전기에 폭발물과 기폭장치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헤즈볼라 대원뿐 아니라 레바논 민간인까지 다수 희생되면서 확전 우려는 커지고 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모든 당사자는 이 지역을 파괴적인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외교적 방법을 통해 헤즈볼라가 리타니 강 북쪽으로 후퇴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국민을 지키고 북부 피란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권리 내에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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