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통신사들에게 ‘잔인한 달’이 될 전망이다. 오는 8일, 5G 가입자 모으기 마케팅 경쟁에 매몰돼 지원금을 공시한 것보다 많이 줘서 이용자 차별을 한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예정이다.
7월 말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발표가 예고돼 통신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년에 한 번, 연말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7월 서울과 6개 광역시 등 인구밀집지역에 대한 5G 품질평가와 △12월 전국 읍·면·동까지를 포함한 5G 품질평가로 두 차례 발표한다.
여기에 7월15일에는 유료방송 시장 판도를 바꿀 케이블TV 업체 현대HCN 본입찰에다, 7월 3주차에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의 LG유플러스 대리점 평가표 및 해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기자회견도 예정돼 대리점과의 상생 이슈도 부상하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나 통신사들은 안도할 수 없는 분위기다.
단통법 위반 제재 불가피..과징금 수준 촉각
통신사들은 지난해 4월 3일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나라들보다 앞당겨 ‘세계 최초 5G’를 상용화한 뒤, 한동안 지원금으로 고객을 끌어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G 기지국 장비와 단말기 간 상호운용성 테스트가 충분하지 못해 끊김 현상이 잦자,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정책실장 주재로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 회의’까지 열며 6월까지 패치(Patch·수정이나 기능 개선을 위한 업데이트 소프트웨어) 배포에 나섰다.
단통법을 통해 지원금을 많이 주는 행위를 처벌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은 뜨겁지만, 악법이라도 현행법으로 존재하는 한 제재는 불가피하다.
다만, 방통위가 △정부 정책에 맞춘 5G 세계 최초 상용화의 품질 한계 속에서 지원금 과다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 측면이 있다는 점 △LTE 때까지 출시한지 1년도 안 된 신규 통신서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 조사는 없었다는 점(신규 통신서비스 활성화 측면)△코로나19로 인한 유통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과징금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 쓴 LG유플러스 5G 1등하나.. 통신 3사 초긴장
과징금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발표도 통신사들을 긴장케 하는 이슈다. 7월말 나올 품질평가 결과에 따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007년부터 진행해 온 과기정통부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는 이용자에게 통신서비스의 품질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있었던 만큼, 5G에 대한 품질 불만이 뜨거운 속에서 정부가 업체별 다운로드 속도 등 핵심 정보를 빼고 발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호하게 공개해도 국회에서 자료를 요청하면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작년 평가때까지 LTE 다운로드 속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던 LG유플러스의 5G 다운로드 속도 1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화웨이 장비 때문이다 . SK텔레콤은 수도권·충청은 삼성전자, 호남과 강원은 노키아, 경상은 에릭슨을 쓰고, KT는 수도권·부산, 울산은 삼성전자를, 충남·호남은 노키아를, 강원·충북·경상 지역은 에릭슨을 쓴다. LG유플러스는 충청·호남은 삼성전자, 수도권·강원은 화웨이를 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단말로 삼성 기지국을 테스트한 것보다 삼성 단말로 화웨이 기지국을 테스트했을 때 화웨이 장비 지역 다운로드 속도가 잘 나오기도 한 것으로 안다”며 “가격 대비 성능이 30% 정도 우수한 화웨이 장비를 많이 깐 LG유플러스가 7월 말 발표에서 5G 다운로드 속도 1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여러 정책적인 고민도 하고 있다”며, 6월 품질 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답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