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로 구성된 OPEC플러스(OPEC+)는 10월부터 자율 감산을 한 단계 풀겠다는 계획을 포함해 원유 감산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 (사진=AFP) |
|
이날 오펙플러스는 2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를 온라인으로 열고 지난 6월 결정한 하루 22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10월부터 1년간 축소하는 방침을 확정했다. 별도로 시행 중인 200만 배럴의 감산과 166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은 2025년 말까지 지속한다는 방침도 유지했다.
OPEC+ 성명서에서 “9월까지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단행한 회원국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점진적 감산을 일시 중지하거나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OPEC+는 현재 글로벌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과 비OPEC+의 공급 증가로 2022년부터 합의한 일련의 조치에 따라 하루 총 586만 배럴 규모 새산량을 감산해왔다. 이는 세계 수요의 약 5.7%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제유가는 4월 배럴당 92달러를 상회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뒤 수요 둔화 우려로 올해 80달러대 초반으로 밀렸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정면충돌 위기가 고조하면서 두바이유의 경우 배럴당 80달러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현 유가 수준은 OPEC의 실세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이 균형을 이루는 유가(96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감산 축소 방침을 고수한 것은 향후 석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OPEC은 7월 초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는 전년보다 하루 225만 배럴, 2025년에도 직전해보다 185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중국은 24년 76만 배럴, 25년 41만 배럴 증가하며 수요가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OPEC+가 10월부터 증산을 진행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분간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정세 동향에 따라 유가가 급등하는 국면도 예상되지만, 시세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펀더멘털(경제 기초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중국 경기 불안, 중장기적으로는 탈탄소화라는 난제에 OPEC+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6달러(2.1%) 내린 배럴당 76.31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32달러(1.6%) 밀린 79.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위기 고조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더 컸던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