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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자국 선거에 대해 간섭 행위·발언을 비난하며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우루과이 등 7개국에 파견한 자국 외교관의 철수를 명령했다.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베네수엘라는 7개국에서 모든 외교 직원을 철수시킬 것”이라며 해당 국가를 “미국에 종속된 우파 정부 집단”으로 규정했다.
전날 서방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이 3선 고지에 오른 것으로 발표되면서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이 증폭하고 있다.
이는 주변국에서 선거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베네수엘라는 외교관 철수로 강력한 항의와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칠레는 검증할 수 없는 결과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의 선거 결과 발표를 부정했다. 그는 “마두로 정권은 이번 선거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베네수엘라 국민은 온전한 투명성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하비에르 곤잘레스-올라에체아 프랑코 페루 외교부 장관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부정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페루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사에 반한 것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코스타리카 정부도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 발표는 사기로 의심되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남아메리카대륙의 민주 정부와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가 존중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비롯한 우파 성향 중남미 9개국 정부는 미주기구(OAS)에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한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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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베네수엘라 전역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의 3선에 불복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전역에서 여러 주민은 “사기”라고 외치며, 창문에서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일부는 얼굴을 가린 채 커다란 나무 막대기를 들고 대통령궁을 향해 행진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대응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라과이라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서 타이어를 불태우며 도시 외곽으로 향하는 도로를 차단하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 후보 측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아침까지 개표 결과의 40%에 해당하는 데이터만 확보할 수 있었다”며 선관위의 ‘깜깜이 개표’와 선거 부정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