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영 권효중 기자]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 페스타는 40만명의 아미(BTS 팬)가 찾은 가운데서도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경찰과 소방, 주최 측은 ‘지나칠 만큼’ 만반의 대비로 안전사고를 예방했고 아미들도 안전요원 등의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축제를 즐기면서 안전을 지켰다.
경찰과 주최 측은 이날 낮 12시~밤 10시 진행된 행사관리를 위해 한강공원 일대에 2000여명을 투입했다. 공원 곳곳에 마련된 이벤트존엔 줄을 서도록 했고, 인도에선 우측통행을 유도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골목에선 “여기서 멈추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멈추지 말고 한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달라”고 인파 흐름을 관리했다.
안전을 지키려는 노력은 곳곳에서 세심하게 엿보였다. 공원 바닥엔 ‘이 길은 비상차량 동선’이란 문구를 붙여 혹시 모를 사고 시 대응이 용이하도록 했다. 추락 위험이 있는 환풍기 위엔 ‘올라서지 말라’는 경고문을 놓고, 한강과 인접한 곳엔 ‘접근금지’ 띠를 둘렀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병목이 일어날 법한 곳 등에 설치된 ‘안전관리구역’이다. 안전요원들이 지키고 있던 이 곳은 이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오후 8시 30분 불꽃놀이를 앞두고 펜스로 닫혔다. 불꽃놀이를 보러 온 사람들이 수용 가능 수준을 넘어설 것을 우려해 더이상의 진입을 막고, 행사장에서 나가는 것만 가능토록 했다.
|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의 불꽃놀이에 인파가 몰리자 경찰이 분산시키는 모습(사진=권효중 기자) |
|
불꽃놀이 동안에도 경찰과 주최 측 안전요원들은 이동통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난간에 서지 말라”, “뛰지 말라, 밀지 말라” 등 안내를 계속했다. 불꽃이 잘 보이는 ‘명당’ 구간에 인파가 몰리자 경찰이 즉각 투입해 사람들을 이동시키기도 했다.
한강공원과 가까운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인근도 행사가 끝난 후까지 관리됐다. 영등포구청과 한강사업본부는 인도를 좁게 만드는 노점상을 철거토록 하고, 교통경찰·교통관리요원 등 630명은 교통통제를 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역사 내에서 질서유지를 도왔다.
이태원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이러한 조치들 덕분에 큰 사고는 없었다. 시민들은 만족스럽단 반응이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온 50대 여성 이모씨는 “어딜 가도 안내원들이 많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안심이 됐다”며 “우리가 큰 사고를 겪었으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이렇게 안전을 챙기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 행사장에 설치된 안전관리구역(사진=김미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