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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21세기판 차르(러시아 황제)’로 등극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이후 대통령으로 26년, 실권형 총리로 4년, 모두 합쳐 30년을 통치하게 됐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29년) 기록을 넘어섰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 길을 열었다.
3명의 후보가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적수가 없는 탓에 러시아 대선의 촉각은 역대 최대 득표율 80%를 넘느냐 못 넘느냐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2018년 4선 당시 득표율 76.7%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친정부 성향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브치옴(VCIOM)은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79.6%로 나타났고, 유권자 75%가 푸틴 대통령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러시아 대선은 역대 최대 득표 및 투표율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사흘간 진행했으며, 온라인 투표도 도입했다. 온라인 투표율은 90%를 달성했다고 러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온라인 투표를 신청한 28개 지역 유권자들에게 426만8291개의 투표용지를 발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국제 사회와 우크라이나의 비난에도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지아주,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지역 4곳에서도 처음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소엔 누구를 뽑았는지 볼 수 있는 투명한 투표함을 설치했으며, 투표소 근처에 무료 콘서트나 배식 행사를 진행하거나 친러 성향의 사람들이 무장군인과 함께 집마다 투표함을 들고 방문해 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러시아 국민이 액체 테러와 방화, 화염병 투척 등 저항 움직임도 잇따르며 1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라이나가 선거 방해를 위해 투표소에 드론으로 포탄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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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외형상 민주주의일 뿐 실질은 권위주의적 독재 체제가 유지되는 이유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열광에 있다. 냉전 시대 미국과 대등하게 국력을 겨루던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는 러시아인들에겐 ‘강한 지도자 푸틴’의 이미지가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민은 푸틴 대통령이 국가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을 쓰고 있으며, 신뢰·희망·미래에 대한 자신감 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러 여론조사기관 브치옴은 전했다. 서방의 견제에도 석유와 천연가스, 밀 등 핵심 원자재를 자급자족하는 건재한 러시아 경제도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뒷받침하고 있다.
‘푸틴 집권 5기’ 시대는 더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연두교서에서 우호국들과 전략적 연대 강화, 기술주권 확보 및 경제안보 강화 등 기존 대내외 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미국 등 서구와의 관계악화로 고립과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의 전략적 이해를 관철하는 강력한 대외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푸틴 대통령은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며, 서방과 대립각을 강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