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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해 첫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의사과학자인 서울대학교 최형진 교수가 선정됐다. 최 교수는 서울대 의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뒤, 현재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비만과 대사질환 개선에 중요한 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의 비만 치료제가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을 규명하며, 현대인의 건강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최 교수의 연구가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며, 그를 1월의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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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은 식사 후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으로, 비만과 당뇨병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GLP-1이 뇌의 특정 부위에서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최형진 교수는 이 과정에서 시상하부가 핵심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최형진 교수의 연구는 최첨단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해 진행됐다. 광유전학은 신경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조작하는 기술로,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실험쥐의 뇌에서 GLP-1 수용체가 있는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신경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거나 억제해 식사 행동을 제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최 교수는 “광유전학 기술을 통해 살아있는 동물의 신경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조작할 수 있어, 이는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혁신적인 방법”이라며 뇌과학 연구에서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현대인의 건강 회복,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도전”
의대 졸업 후 10년간 내분비내과 교수로 환자들을 진료하던 중, 기초의학의 길로 전향하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당뇨병과 비만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심근경색 등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을 보며 그들의 식욕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면서 “음식이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과자를 비롯한 음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보며, 식욕과 음식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인류 건강을 위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비만과 당뇨병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현대인의 건강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음식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지속하며 인류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최 교수는 대사조절 기능신경해부학 연구실을 이끌고 있다. 그의 연구는 과학적 발견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