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국래 부사장 현장 급파… LG화학, 인도 사고 지원단 보낸다(종합)

노 본부장 등 8명 기술전문가 파견, 피해복구 현장 지원
인도 정부 “스티렌 한국 가져가라” 부정적 여론 확산
노 본부장, 주민 만나고 인도 정부와 면담도 추진
신학철 부회장은 국내 남아, 비대위원장으로 사고 수습
  • 등록 2020-05-13 오전 9:22:50

    수정 2020-05-13 오후 9:34:23

지난 7일 인도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LG 폴리머스 공장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LG화학(051910)이 LG폴리머스인디아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부사장급 인력을 포함한 8명의 현장 지원단을 급파했다. 최근 인도 주정부가 LG화학 측에 사고 원인 물질을 모두 한국으로 옮기라고 지시하는 등 현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수습에 속도를 내기위한 조치다. 당초 예상됐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대표이사)의 현장 방문은 추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13일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한 8명의 본사 인력을 현지에 파견했다. 이번에 구성된 인도 현장 지원단은 사고원인 조사 및 현장 재발방지 지원을 최우선으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현장 지원단 구성도 생산 및 환경안전 등 기술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졌다. 노 본부장 등 지원단 8명은 이날 오전 8시 항공편을 통해 인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인도내 출·입국이 제한돼 있는 상황이었지만 한국과 인도 정부 및 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신속한 입국이 가능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안전성 검증 및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한편, 신속하고 책임 있는 피해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 인근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주민 10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인도 경찰은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내 화학물질인 스티렌모노머(SM)에서 가스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이후 현지 공장의 가스 누출은 통제된 상태다. 화학제품 원료인 고농도 스티렌에 노출될 경우 신경계 자극으로 호흡곤란, 어지럼증,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사고 직후 전담 조직을 꾸려 사망자 장례지원, 입원자 및 피해자 의료·생활용품 지원 등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최우선적으로 유가족 및 피해자들을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 기관과 함께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종합적인 케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도 현지내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YS 자간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는 LG폴리머스인디아 측에 1만3000t 규모의 스티렌 재고를 한국으로 반송하라고 명령했다. 가스 누출의 단초를 제공한 스티렌을 모두 다시 가져가라는 명령이다. 주총리의 명령에 당국은 이미 8000t 규모의 스티렌을 한국행 선박에 선적한 상태다. LG화학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명령에 따라 현재 선박으로 스티렌 재고를 옮기고 있다”며 “국내에 들어오려면 보름 이상이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LG폴리머스인디아 측의 환경 규정 위반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인도 환경부는 지난 8일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LG폴리머스가 설비 확장 허가 승인이 떨어지기 전에 가동을 먼저 했다며 규정 위반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LG화학 측은 환경 규정 위반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12명이나 사망한 사고인만큼 인도내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이 부사장급을 급파하며 상황 수습에 신속히 나선 것도 이 같은 현지 분위기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LG화학 현장 지원단장인 노 본부장은 인도 입국 후 곧바로 피해주민들을 직접 만나 지원대책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인도 정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추진, 각종 의혹과 지원대책에 대해 적극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현장에 갈 것으로 예상됐던 신학철 부회장은 우선 국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고 수습을 총괄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석유화학 사업 총괄인 노 본부장을 보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신 부회장은 국내에서 이를 총괄하는 개념”이라며 “향후 상황에 따라 신 부회장이 인도 현장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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