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6년여동안 9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KB저축은행 직원이 구속됐다.
8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7일 KB저축은행 직원인 40대 남성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사문서 위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KB저축은행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하던 팀장급 직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부터 작년에 걸쳐 6년간 총 94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다른 부서의 돈을 본인에게 이체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고, 여기에 회사 내부 문서를 위조해 범행에 활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가 횡령한 금액 중 90%에 달하는 약 80억원은 모두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찰 조사에서 현재까지 공범은 없으며, A씨 역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KB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이에 따라 경찰은 수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동부지법은 전날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 영장을 발부했다.
은행이 범행을 인지한 당시 자체 감사를 통해 포착한 횡령액은 30억원 규모였지만,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총 피해 액수는 그 3배에 달하는 94억원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이 밝혀진 후 인사위원회 조치에 따라 현재 퇴사 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