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교제하다 헤어진 여성의 외출을 막고, 휴대전화를 뺏어 130여통이 넘는 전화를 걸며 스토킹을 해 구치소 신세가 된 30대 남성. 그는 구치소에서도 손편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을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혔다. A씨의 도를 넘는 집착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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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씨의 첫 스토킹 행위는 지난해로 거슬러올라간다. 그는 당시 교제 중이던 여성을 대상으로 스토킹을 시작했다. 그는 피해자가 다른 이들과 연락을 하지 못하게끔 휴대전화를 가로채 연락처를 차단했다. 또 “자신과 연락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도 일삼았다.
피해자는 지난해 12월 A씨를 처음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가 접수돼 처리되는 약 2시간 동안에도 A씨는 “한 시간 안에 나를 만나러 오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며 130여통이 넘는 협박 전화를 걸었다. 그는 신고 후에도 피해자에게 접근했다가 결국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시 첫 신고에서 A씨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조사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구치소에 갇혔다. 그럼에도 A씨의 스토킹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 A씨가 선택한 방법은 ‘손편지’. 그는 지난달부터 피해자에게 편지를 통해 “결혼을 해서 살자”, “접견을 와 달라” 등의 내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용의 편지를 받은 피해자는 경찰에 A씨를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스토킹 중단 서면 경고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인 잠정조치 1~3호를 법원에 신청했다. 그렇지만 A씨는 이러한 잠정조치를 무시하고, 이달에도 두 차례 편지를 보냈다. 편지 내용에는 “답장은 해야지, 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구치소 생활비가 부족하니 계좌번호를 보낸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총 4차례에 걸친 편지를 받은 끝에 지난 10일 A씨를 재차 경찰에 신고했다. 마포경찰서는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 여성은 “일상을 회복하는 줄 알았는데 자꾸 편지가 오니 계속해서 불안하다”며 호소했다. A씨는 올 초 재판에 넘겨져 이달 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