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불면 죽는다? 나도 대기발령하라”…반발 격화
24일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엔 경찰 지휘부를 성토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전날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며 사상 초유로 열린 전국 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을 윤희근 대행이 대기발령한 데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회의에 참석한 총경급 경찰관 50여명에도 ‘해산 지시 불이행’이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 위반이라며 감찰하겠다는 지휘부 방침에 “(참석했으니) 저도 대기발령시켜달라” 식의 반발글이 이어졌다.
전국 총경 회의엔 온·오프라인으로 총경 190명이 참석했고, 회의 취지에 동의해 회의장에 무궁화꽃을 보낸 인원까지 포함하면 총경 357명이 참여 의사를 보였다. 전국 총경계급 650여명의 절반이 넘는다.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된 류 총경도 공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경찰국이 신설되면 어떻게 되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좋은 계기”라며 “행안부 장관이 인사권을 쥐었을 때 ‘까불면 죽는다’는 걸 시범 보인 것”이라고 했다.
안팎 공격받는 윤희근…대통령비서실장은 ‘편들기’
이런 가운데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안팎의 공격을 받고 있다. 류 총경에 한 말을 바꾼데다, 반발을 잠재우려 ‘인사’를 무기로 쓴 점 등은 독립성 없이 ‘윗선’ 눈치를 보고 지시를 따른 것이란 게 공격의 요지다.
이에 경찰 내부망엔 “국민과 조직원들을 외면한 채 장관과 대통령만 바라보는 청장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며 “경찰조직 전체를 통솔할 리더십에 이미 큰 흠결이 생겼다”고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류 총장 징계는) 누구 지시를 받은 건가”라며 “정권의 눈치만 보는 사람은 경찰청장이 될 수 없다, 자격이 없다”고 윤 후보자를 직격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은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에서 경찰청장 후보자의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열릴 윤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휘부 해산 지시에도 전국 총경 회의를 강행한 건 잘못이며, 당초 구상대로 8월2일 경찰국 신설을 밀어붙이겠단 입장이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전국 총경 회의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검수완박으로 경찰은 부처보다 힘이 센 검찰청, 국세청, 경찰청 3개 청 중 가장 힘이 세질지 모르는데,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