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구 ‘웃음꽃 계절’(2022), 캔버스에 오일, 116.8×80.3㎝(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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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웃는 일을 잊고 산다 싶으면 돌아온다. 얼굴 절반쯤 되는 커다란 입과 대비되는, 초승달로 띄운 눈. 아니 차라리 온몸으로 함박웃음을 피운다는 게 맞을 저들이 말이다. 오늘도 여덟개에서 열개씩, 고르고 하얀 치아를 다 드러낸 채 붉고 작은 목젖까지 한껏 울리며 ‘웃는다’.
세상에서 가장 순박한 감정 ‘희희낙락’이 들린다면 그건 작가 이순구(62)가 찾아왔다는 뜻이다. 15년이 넘게 작가는 ‘웃는 얼굴’을 그려왔다. 그저 그리는 데만 몰입한 것도 아니다. 웃음을 분석하기도, 웃음을 서술하기도 했는데. 붓끝에 묻힌 과감한 생략과 대담한 과장은 바로 그 과정에서 나왔다.
덕분에 생략·과장이 어색하지 않은, 되레 반기고 싶은 화면을 쌓을 수 있었던 거고, 이는 서양화를 전공한 뒤 만화학으로 박사가 된 작가의 독특한 이력과도 무관치 않을 터다.
웃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등장하는 ‘동물·식물’의 웃음에도 애정을 쏟았는데. 그 특별한 조화라면 ‘웃음꽃 계절’(2022)쯤 되지 않을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이 철학이다. “세상 모든 고민을 짊어진 예술철학의 무게가 아니며 그렇다고 헬륨가스를 마신 목소리처럼 가볍지도 않은, 일상을 탐닉하는 자유로움 같은” 그런 작품을 하려 한단다.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올미아트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특별한 너’에서 볼 수 있다. 신작 30여점을 걸었다.
| 이순구 ‘웃다-꽃의 시’(2022), 캔버스에 오일, 90.9×72.7㎝(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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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구 ‘웃는 얼굴’(2022), 캔버스에 오일, 130.3×162.2㎝(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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