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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지난 29일 2주간(14~27일)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40만~49만8000원) 최상단에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경쟁률은 243.15대 1로 총 621건의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했다.
공모가만 보면 최상단이지만 최근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경쟁률 ‘1000대 1’을 기본적으로 넘기는 상황에서 경쟁률은 다소 낮다. 여기에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어들에 비해 낮은 의무보유확약률과 밴드 하단의 가격을 써낸 기관 등도 도마에 올랐다. 실제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를 하단 미만으로 제시하거나 제시하지 않은 건수의 비율은 전체의 약 31%이다. 또한 의무보유확약을 건 수량은 전체의 22%였는데,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62.3%),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59.92%), 카카오뱅크(45.3%)에 비해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관사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북 퀄리티(주문의 질)’을 봐야 한다는 설명을 내놨다. 중소형 기관보다는 실질적인 ‘큰손’으로서 장기 투자 성향이 짙은 연기금 등 대형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특히 해외 기관들이 국내보다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자들은 크래프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역시 간담회를 통해 “로드쇼 중 그동안 한국 기업에 투자한 적이 없던 투자자들도 크래프톤에는 관심을 보이고, 투자를 고려하게 됐다”고 언급하고 “로드쇼의 캐치 프레이즈는 ‘The way to meet the world(세계를 만나는 방법)’으로, 크래프톤에 대한 투자가 곧 글로벌 게임 시장으로의 투자”라며 회사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기관 수요예측 참여자로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GIC),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큰손’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고평가 논란 등이 불거졌지만, 해외 반응과는 다소 온도차가 났던 셈”이라며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크래프톤에 주목해 특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고 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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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허수’가 적고 ‘해외 큰 손’들의 실수요에 가까운 수요예측이 이뤄진 만큼 상장 후에도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다는 설명이다. 주관사단 측은 “크래프톤과 1대1 미팅을 진행한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모두가 수요예측에 참여했고, 그중 약 70%가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해 회사 미래 성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물량은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한 기관들을 위주로 배정하고 해외 물량 역시 약 90%가 장기투자자와 해외 연기금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24조3512억원으로, 엔씨소프트(036570)를 뛰어넘어 게임 대장주에 등극할 전망이다. 이에 코스피200과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등 주요 지수 편입 모멘텀도 기대된다. 지수 편입이 이뤄지면 패시브 펀드, 인덱스 자금 유입 등을 통해 장기적인 긍정적 전망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된다.
이에 결국 관건은 상장 후 사업 성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 외 신작인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출시와 더불어 시네마틱 영상 등 게임 외 콘텐츠로의 확장성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크래프톤의 일반투자자 청약은 오는 8월 2일부터 3일 이틀 간 진행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을 통해 청약이 가능하며, 증권사간 중복청약이 가능하다. 이데일리는 증권시장부 유튜브 채널 ‘주톡피아’를 통해 크래프톤 공모 청약의 실시간 중계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