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CEO는 앙숙 관계였던 머스크 CEO 편에 서서 ‘반(反) 오픈 AI 영리 법인 전환’ 공동 전선을 구축한 셈이다. 오픈AI와 실리콘밸리의 주요 AI 기업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빅테크 업계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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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최근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 계획을 막아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저커버그 CEO는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게 되면 비영리 스타트업이 세제 혜택과 같은 비영리 지위를 통해 초기 이점을 얻고 나중에 영리적으로 전환하려는 “위험한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서한에서 “오픈AI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유효하다면, 비영리 투자자들은 영리 기업의 전통적인 투자자와 같은 이익을 얻으면서도 정부가 제공하는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AI 기술 경쟁을 놓고 테크 기업간 경쟁이 가속하는 가운데 챗GPT를 앞세워 AI 기술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되면 AI 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 CEO의 이러한 행보로 메타는 실리콘밸리 업계에선 AI 기술을 둘러싼 경쟁과 규제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됐다.
메타와 오픈AI 간의 경쟁은 AI 기술 개발에서 치열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메타는 자체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챗GPT에 필적하거나 이를 초월하는 AI 모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오픈AI는 메타의 주요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AI 기술 분야에서 월등히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MS는 오픈AI의 가장 큰 투자자로 오픈AI의 기술을 자사 제품에 통합하고 있으며, 애플도 챗GPT를 자체 AI 제품에 통합했다.
앞서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였던 머스크 CEO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하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 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중단시켜달라는 소송을 지난달 29일 제기했다.
이에 오픈AI는 지난 13일 머스크 CEO의 영리 법인 전환 금지 가처분 신청에 반박하기 위해 내부 문서를 공개해 “머스크는 2017년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제안했고, 영리 법인을 실제 만들었다”고 반박했으며, “경쟁사를 괴롭히기 위한 증거 없는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오픈AI는 영리 법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당국과 초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보도했다.
한편, 오픈AI는 AI 기술의 개발과 배포가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하기 위해 2015년에 비영리 법인으로 설립했다. 오픈AI의 창립 초기 당시 AI 기술이 잘못 사용되면 인류에 잠재적인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AI의 개발과 사용에서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사명을 명확히 했다. 이후 자금 조달 및 확장성을 위해 MS의 투자 등 영리적 요소를 도입하면서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