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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각각 수감 중이던 24명을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수감자를 맞교환했다.
냉전 이후 최대 규모다. 러시아는 이날 간첩 혐의를 받고 러시아에 수감 중인 월스트리트저널(WS)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 등 3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모두 16명을 석방했고, 서방에서는 8명의 러시아 국적 수감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풀려난 러시아인 중에는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전 체첸 반군 지휘관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던 바딤 크라시코프가 있었다. 크라시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석방을 원했던 인물로,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더불어 이번 수감자 교환의 핵심 인물이었다. 크라시코프는 수감 시절 교도관에게 “러시아는 나를 감옥에서 썩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가장 원하는 인물이었으나 독일 외교당국은 살인죄로 수감 중인 전문 암살자 크라시코프의 석방에 계속해서 난색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숄츠 총리는 백악관 방문 일주일 뒤 러시아에 수감돼 있다가 사망한 러시아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포함된다는 가정 하에 죄수 교환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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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위 관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백악관 국가안보팀의 1년여 간의 작업을 정리해 숄츠에 전할 제안서 초안을 작성했다. 바이든 대통령 명의로 숄츠 총리에게 서한을 보냈고, 이후 협상 논의가 다시 힘을 받는 원동력이 됐다.
결국 최종 타결된 협상 내용은 규모와 복잡성 면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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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대통령은 숄츠 총리에게 “큰 감사를 표한다”며 독일로부터 중요한 양보를 얻어냈어야 했는데 ‘문제의 인물(크라시코프) 때문에 처음에는 그 양보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성공했다고 공을 돌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치열했던 외교전을 평가절하하며, 석방하기 위해 돈을 지급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언제 러시아와 포로 교환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인가? 그들에 비해 우리가 받는 사람의 수는? 우리가 그들에게 현금을 주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우리는 살인범, 킬러나 폭력배를 풀어주는가? 그저 궁금할 뿐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절대 좋은 거래를 하는 적이 없으며 특히 인질 교환에서 그렇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난 여러 인질을 돌려받았고 상대국에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현금을 절대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미래에 대한 나쁜 선례가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