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의 장미'…장밋빛에도 저마다 사연이 있다 [e갤러리]

△유아트스페이스서 개인전 연 작가 김현정
흐드러지듯 뭉쳐있는 덩굴장미만 붓끝 담아
주역보다 조역으로…'튀지 않은 조화' 이뤄
제각각 생존하는 방식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 등록 2022-10-11 오전 10:40:00

    수정 2022-10-11 오전 10:40:00

김현정 ‘장미빛 검은빛’(2022), 캔버스에 오일, 181.8×227.5㎝(사진=유아트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꽃그림이라고 다 같은 꽃그림이 아니듯, 장미라고 다 같은 장미가 아니다. 나홀로 고고하게 피어 세상을 독점하는 장미가 있는가 하면 무더기로 수북이 피어 세상에 스며드는 장미도 있다.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유아독존’ 형. 하지만 작가 김현정(60)은 그런 장미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하다. 흐드러지듯 뭉쳐 있는 덩굴장미만 붓끝에 모아내니.

작가는 귀하지 않아 더 귀한 ‘역설의 장미’를 그린다. 작가의 작업이 정물화가 아니라 풍경화처럼 보이는 건 그 때문이다.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를 감히 배경으로 녹여내니 말이다. 주역으로 승격하기보다 조역으로 강등해 ‘튀지 않은 조화’를 명령하는 거다. 으레 다들 그랬듯 가장 찬란한 시절을 기다린 듯 포착하는 것도 아니다. 아니, 뭉텅이로 타고 올랐다가 먼지처럼 흩날리는, 그 척박한 순간까지 마다하지 않는다는 게 더 적절할 거다.

‘장미빛 검은빛’(2022)은 덩굴장미가 제각각 생존하는 방식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이어간 대작. 피고 또 지는, 살고 또 스러져가는, 그렇게 붉다 못해 검게 타오른 긴 숨을 한 화면에 옮겨냈다. 흔히 부르는 ‘장밋빛’에도 이토록 저마다의 사연이 있었던 거다.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1길 유아트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흩날리는 장미’(Rambling Rose)에서 볼 수 있다.

김현정 ‘흩날리는 장미’(Rambling Rose 3·2022), 캔버스에 오일, 53×45.8㎝(사진=유아트스페이스)
김현정 ‘장미 먼지’(Rose Dust·2020), 캔버스에 오일, n Canvas, 25.5 x 18cm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