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계획을 전면 재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이 오는 15일을 영장 집행 디데이로 잡았지만 집행 일정이 사전 유출되면서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버스로 막혀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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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와 국수본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계획을 재논의 중이다.
공수처와 국수본이 체포영장 집행 전면 재검토에 나선 것은 각 지휘부 사이에서 공유된 기밀 정보가 외부에 유출된 가운데 영장 집행 계획이 틀어지면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대통령 경호처와의 5시간여 만에 대치 끝에 무기력하게 물러선 바 있다.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로부터 사건을 강제 이첩받은 후 정작 수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공수처는 국수본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이어가면서 서로 치밀하게 사전계획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 체포 계획이 외부에 유출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일반적으로 체포영장은 수사 밀행성 등으로 인해 영장 발부, 집행 계획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사실이 전격 공개된 만큼 집행 일자가 중대 기밀이 된 상황에 수뇌부 내부에서 정보가 새어 나오면서 그간 준비했던 모든 게 헛수고가 됐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체포영장 재집행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실제 국수본 내부에서도 사기 저하 및 동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경찰에 권한을 일임하겠다고 했다가 경찰이 거부하자 재논의를 하겠다고 물러서는 등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이에 국수본 내부에서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의 적법성 및 수사 지휘권 등과 관련해 회의적 목소리도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국수본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에 공수처와 국수본은 체포영장 집행 등 강제수사 대신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한남동 관저 방문조사 또는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향후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국수본은 경호처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협의하자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체포영장 집행 일정이 사전에 공개된 만큼 체포 과정에서 국가기관 간 물리적 충돌 등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전하면서다.
한편 국수본은 이날 오전 수도권 형사기동대·반부패수사대를 관할하는 총경급 회의를 열고 체포작전 재검토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전날 경찰청은 수도권 4개 광역경찰청에 공문을 보내고 형사기동대, 반부패수사대 형사 및 수사관 1000여명 등의 인력 파견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의 집행을 앞둔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서 경찰이 지지자 집회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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